1993년부터 3년 주기 신생아 3명 연쇄 유괴…"사형 집행하면 행방 모른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자신의 아이가 유괴됐다고 주장하는 부모가 다른 영아 3명을 납치한 혐의로 사형이 선고된 유괴범의 형을 집행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는 사연을 사우디아라비아 언론들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리암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50대 여성은 1993년부터 3년 주기로 갓 태어난 남아 3명을 사우디 동부주 카티프와 담맘의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유괴했다.
이 여성은 집에서 이들을 키우다가 성인이 되자 올해 초 주민등록 신고를 하려고 관청을 방문했다가 출생 증명서를 수상히 여긴 공무원의 신고로 범행 20여년 만에 체포됐다.
그는 쌍둥이를 유산하고서 아들을 키우려고 남아 3명을 3년 간격으로 납치했다고 자백했다.
연쇄적으로 유괴 범죄가 발생했을 때 '담맘의 유괴범'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던 미제 사건의 장본인의 정체가 비로소 드러난 것이다.
유괴된 영아 중 1999년에 납치된 남아는 아동 실종 신고 기록을 토대로 친부모를 찾아 올해 2월 21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피해 아동이 그의 자백으로 밝혀진 3명 이외에도 더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996년 담맘에서 남자 아기를 잃어버린 누리 합투르 씨는 4일 사우디 영문일간 아랍뉴스에 유괴범이 1996년 9월 9일 담맘의 산부인과에서 신생아를 납치하고 열흘 뒤 담맘의 해변에서 자신의 아이 나심을 유괴했다고 주장했다.
아랍뉴스는 이 유괴범이 나심이 행방불명된 즈음인 1996년 9월 담맘에서 남자 아기를 납치했다고 자백했지만 현재 행방은 밝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합투르 씨는 "담맘 유괴범의 사형이 집행되면 우리 아들의 행방을 아는 사람이 사라지게 된다"라며 "그의 사형을 멈춰달라"라고 호소했다.
그는 "너무 늦기 전에 그 유괴범을 직접 만났으면 좋겠다"라며 "유괴범은 우리의 애끊는 사정을 알면서도 납치한 다른 아기들의 소재를 자백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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