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미중 갈등 고조와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증가에 대응해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보도했다.
5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이 보유 중인 미 국채는 1조 달러(약 1천189조원) 이상으로 일본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몇 년 사이 미 국채 보유를 계속 줄여왔다.
중국은 올해 상반기에만 1천60억 달러(약 126조원) 상당의 미 국채를 처분했다.
이에 따라 6월 말 현재 중국이 보유 중인 미 국채는 1년 전보다 3.4% 감소했다.
시쥔양(奚君羊) 상하이(上海) 재경대학 교수는 "중국은 정상적인 상황에서 미 국채 보유를 점진적으로 8천억 달러(약 951조원)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면서 "군사적 충돌 같은 극단적 상황에서는 전량 매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중국·홍콩을 달러화 결제 시스템에서 배제하는 등의 금융 제재를 가할 경우 미 국채 보유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도 중국이 미 국채 매각을 고려하는 배경이라고 글로벌타임스는 진단했다.
광다(光大)은행 저우마오화 애널리스트는 "과거에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한 적이 없다고 해서 미래에도 그런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국의 채무 증가 및 경기 둔화 전망에 따라 위험성이 누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확장적 통화정책을 고수할 경우, 미국 달러의 수익률이 낮아지고 이로 인해 미 국채의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국가가 미국의 채무 증가와 보호주의 움직임에 따른 위험을 줄이려 하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달러화 자산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외환 보유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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