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에너지·물류 등 협력 잠재성 풍부"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한 지 30년 만에 교역액과 관광객이 25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7일 발표한 '한-러 수교 30주년, 경제협력 평가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러시아 간 교역은 구소련 시절인 1990년 8억8천88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223억4천64만달러로 급증했다.
1990년 3만명 수준이었던 상호 관광객도 수교와 2014년 비자 면제협정을 계기로 급격히 늘어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77만명을 기록했다.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러시아 진출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선호도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러시아 휴대폰 시장에서 1위에 올랐고, 현대차그룹과 LG전자[066570]는 각각 러시아 자동차와 가전제품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러시아는 극동·시베리아 개발과 아시아태평양 지역과의 협력을 희망하고 한국은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 확보와 유라시아 시장 진출을 희망하고 있어 상호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전력망 구축, 철도 연결 등 에너지·물류 사업이 현실화할 경우 상호 윈-윈(win-win)하는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고서는 "자원 수출에 의존하는 러시아 경제 특성상 한-러 교역이 원자재 가격이나 서방의 제재 등 대외 환경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는 점, 2009년 이후 꾸준한 우리나라의 대(對)러시아 무역수지 적자, 러시아의 중국 수입 급증 등은 위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향후 서방의 대북·대러 제재, 미·중 무역 분쟁과 이에 따른 중·러 관계 강화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러시아 정부의 수입대체산업 육성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2분기 경제 급하강 등을 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수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서는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자유무역협정(FTA), 한-러 서비스·투자 FTA 등 통상 협력을 추진하고 제조생산 현지화를 통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개선하는 동시에 인적 교류의 장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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