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의 IT 압박에 '데이터 안보' 자체 구상으로 반격

입력 2020-09-08 11:37  

중국, 미국의 IT 압박에 '데이터 안보' 자체 구상으로 반격
'글로벌 데이터 안보' 이니셔티브로 미국 견제 우군 확보전
"중국, 데이터 보호 철저…해외 중국기업에 위법 요구안해"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이 자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을 겨냥한 미국의 대대적인 공세에 맞서 데이터 안보의 국제 기준을 정하기 위한 자체 구상을 내놓았다.
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전 세계 디지털 거버넌스 심포지엄 회의에서 '글로벌 데이터 안보'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중국 디지털 경제가 왕성하게 발전하고 있다"면서 중국 네티즌 수가 9억명, 5세대 이동 통신(5G) 가입자가 8천800만명을 넘었고 디지털 경제 총량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넘었다고 운을 뗐다.
왕 국무위원은 "중국 정부는 데이터 보안 보호에 관한 원칙을 엄격히 이행하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에 대해 다른 나라 법을 위반하면서 국외 데이터를 제공하라고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터 보안과 관련해 "다자주의를 견지하면서 각국의 이익을 존중하는 글로벌 데이터 보안 규칙이 각국의 참여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일부 국가가 일방주의와 안전을 핑계로 선두 기업을 공격하는 것은 노골적인 횡포로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을 정조준해 디지털 보호주의는 경제 발전의 객관적 발전 법칙에 위배되고 세계화 시대에 맞지 않는다면서 "디지털 보안을 정치화하고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국제 관계 원칙에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이날 중국은 글로벌 데이터 안보 이니셔티브에서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데이터 보안을 바라보자는 제의를 했다.
아울러 타국의 정보 기술을 훔치거나 파괴하는 행위 금지, 개인 정보 침해 방지 조치를 하고 불법적으로 다른 나라 국민의 신상 정보 수집도 금지하자고 제안했다.
데이터 보안과 관련해 타국의 주권과 사법 관할권 존중, 정보 기술 제품 및 서비스 공급 업체의 사용자 데이터 불법 획득 금지 등도 포함됐다.
중국의 이런 데이터 안보 구상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기술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통신장비회사 화웨이는 물론 틱톡, 위챗과 같은 중국의 인기 앱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전방위 규제에 나서고 있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한달 전 '청정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발표해 중국의 통신회사, 앱, 클라우드, 해저케이블을 미국 등이 사용하는 인터넷 인프라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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