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부터 정상화…신규 감염자 6천명대→500명 이하로 급감
젊은 인구·적은 검사 수·병원 기피·집단 면역 등 원인 추정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급감한 파키스탄이 다음 주부터 단계적으로 학교 운영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8일 돈(DAW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샤프카트 메흐무드 파키스탄 교육부 장관은 전날 "오는 15일부터 전국의 교육기관이 단계적으로 문을 열 것"이라며 "아이들의 미래와 관련된 문제라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대학교와 고등학교가 먼저 개방되고 중학교와 초등학교는 23일과 30일부터 차례로 학생을 받게 된다.
이로써 파키스탄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약 6개월간 닫았던 학교를 사실상 완전히 개방하게 됐다.
수년 전부터 경제난에 허덕이던 파키스탄은 코로나19 방역 봉쇄 조치로 인해 경제에 충격이 더해지자 지난 5월 초부터 통제 조치를 차례로 풀었다.
이후 확진자 수가 급증, 6월 14일에는 하루 확진자 수가 6천825명(이하 월드오미터 기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7월 들어 4천명대로 내려앉은 뒤 급격하게 줄기 시작했다.
그러자 파키스탄은 지난달 식당 내 식사를 비롯해 영화관, 체육관, 놀이공원 등 대부분의 영업장 운영을 허용했고 이번에 학교로까지 개방 폭을 확대한 것이다.
방역 조치를 크게 완화했음에도 공식 집계상 신규 확진자 수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하루 감염자 수는 500명 이하로 크게 줄었다. 누적 확진자 수는 29만9천233명이다.
다만,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파키스탄의 확진자 수가 이처럼 크게 줄어든 이유는 '미스터리'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일부 전문가는 2억2천만명에 달하는 파키스탄의 인구를 고려할 때 검사 수(약 280만건, 100만명당 1만2천600여건)가 매우 적은 탓에 많은 감염자가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인도 일부 빈민가나 아프가니스탄의 일부 지역처럼 집단면역이 형성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건 전문가인 타히르 술탄 샴시 박사는 현지 더뉴스에 7월 셋째 주에 최대 도시 카라치 인구의 약 40%가 이미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집단면역은 지역 주민 대부분이 특정 감염병에 대해 면역력을 갖춘 상태를 말한다.
평균 연령이 20대 초반일 정도로 파키스탄 국민 대부분이 젊다는 점이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웠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감염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심각한 상황이 아닐 경우 검사를 받지 않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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