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 재단은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아공 최초 흑인 대통령인 만델라를 비하했다는 폭로가 나온 것과 관련해 강하게 반발했다.
만델라 재단은 이날 웹사이트 보도자료에서 "마이클 코언의 책 '불충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넬슨 만델라를 비롯한 아프리카 지도자들에 대해 했다는 발언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행동하는 지도자들이 마디바(존경받는 어른이라는 뜻의 만델라 존칭)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 권위 있는 코멘트를 할 위치에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지난 5일 워싱턴포스트(WP)가 발췌한 코언의 책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흑인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던 중 만델라까지 싸잡아서 '흑인 지도자들이 다스리는 나라는 모두 엉망'이며, 심지어 아파르트헤이트(남아공 흑인차별정책) 시절이 좋았다고 하는 대목이 나온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약 10여년간 해결사 역할을 하는 '집사'였지만 2018년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에 협조하면서 그에게 등을 돌렸다. 그의 책 '불충한, 회고록: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실화'는 8일 출간된다.
만델라 재단은 마디바의 어록을 인용해 "훌륭한 리더는 논쟁에 솔직하고 철저히 참여할 수 있다. 마지막에 그와 맞은편이 더 가까워지고 더 강해져 나온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라면서 "당신이 교만하고 피상적이며 정보를 갖지 못하고 있을 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말들을 트럼프 대통령이 유념하길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만델라는 1994년 당시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 인종차별을 강제해온 백인 소수정권을 종식시키고 1999년까지 남아공을 다스렸다. 그는 2013년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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