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 "1억달러 규모 논의…현직 대통령 사재 투입 전례없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재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운동에 사재(私財)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꺾기 위해 필요하다면 선거운동에 1억달러(약 1천189억원) 규모의 자비를 쓰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 문제에 정통한 인사들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개인적으로 6천600만 달러를 내놨지만, 현직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개인 재산을 내놓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바이든을 여론조사에서 앞서지 못한 캠프의 막대한 지출을 살피면서 개인자금을 써야 할지에 대해 조언을 구해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캠프 대변인 팀 머토는 대통령 개인 재산을 사용하는 문제에 대한 검토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그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모금이 기록을 깨고 있다"며 "지금부터 선거일까지 지난 대선 때 보다 두 배 많은 (자금) 투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의 디지털 모금 활동, 지배적인 경쟁의 장, 바이든이 결코 필적하지 못할 열정을 구축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재산 투입 여부와 관련, 일부에서는 현금이 충분해 사재를 축낼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있는 등 캠프 내 의견이 분분하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트럼프 재선 캠프가 선거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금난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후보 진영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 측보다 더 많이 모금하는 상황이다.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지난달 3억6천500만 달러를 모으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08년 세웠던 한 달 모금 최고 기록인 1억9천300만 달러를 뛰어넘었다.
트럼프 캠프 측은 아직 8월 모금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 나흘간 7천600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힌 바는 있다.
물론 바이든 후보는 7월 말 기준으로 현금 2억9천400만 달러를 보유, 트럼프 캠프보다는 약 600만 달러가 적은 상황이다.
사재 출연이 결정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빨리 1억 달러를 내놓을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순자산은 지난 1년간 3억 달러가 감소한 27억 달러다.
최신 금융 공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말 기준으로 각종 저축 및 당좌예금, 자금시장 계좌에서 각 4천670만∼1억5천650만 달러의 자금을 보유했다.
5천만 달러가 넘는 20개 이상의 자산도 나열됐다.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등 트럼프 재선 캠프는 지금까지 8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바이든 측은 7월까지 4억1천400만 달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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