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이라크 주둔 미군 감축…이달 중 5천200명서 3천명으로(종합)

입력 2020-09-09 23:23  

이번엔 이라크 주둔 미군 감축…이달 중 5천200명서 3천명으로(종합)
미 중부사령관 발표 "미군이 훈련한 이라크군경 IS위협 대응 미 자신감 반영"
트럼프 '미군 전사자 호구' 논란 속 미군귀환 공약 이행…주한미군 여파 관심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이 이라크 주둔 미군을 이달 중 5천200명에서 3천명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미군 전사자를 패배자로 칭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주둔 미군 귀환 공약 이행 차원에서 꺼내든 카드로 보인다. 주한미군과 직결되는 사안은 아니지만 여파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AP통신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이라크를 방문한 프랭크 매켄지 미국 중부사령관은 9일(현지시간) 이라크 주둔 미군을 이달 중 5천200명에서 3천명으로 줄인다고 밝혔다.
매켄지 사령관의 발표는 미국과 동맹의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인 '내재적 결의'(Inherent Resolve) 행사에서 이뤄졌으며 이라크 국방장관도 동석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매켄지 사령관은 이라크 군경이 보여준 대단한 진전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라크 정부 및 동맹국과의 협의 및 조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조치가 미군이 훈련시킨 이라크 군경이 IS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는 미국의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2004년 이라크를 침공했다가 2011년 이라크에서 미군을 뺐으며 이라크 등지에서 IS가 발호하지 2014년 미군을 다시 투입했다.

이번 발표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주둔 미군 귀환 공약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미군 전사자를 패배자와 호구로 칭했다는 보도로 궁지에 몰린 상황이 감축 규모 및 발표 시점 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누구보다 미군의 목숨에 신경쓰는 대통령이라는 걸 보여주는 차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 자신은 해외주둔 미군 병력을 귀환시키며 끝없는 전쟁을 끝내려 하지만 군 수뇌부는 방산업체와 결탁해 전쟁을 이어가려 한다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전날 이라크 주둔 미군 감축 발표가 임박했으며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추가 감축 발표도 며칠 내 있을 것이라고 취재진에 전한 바 있다.
아프간 주둔 미군은 현재 8천600명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4천명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의 감축은 예상됐던 수순으로 주한미군과 직결되는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시리아와 아프간 등지에서 미군 감축 결정을 내려온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에 방위비 추가 지출을 압박하며 주독미군 감축까지 전격 발표한 상황이라 해외주둔 미군 문제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전략에 동원되는 차원에서 주한미군에 여파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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