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민족 상징' 만리장성마저…중국서 복제품 등장

입력 2020-09-10 10:38  

'중화민족 상징' 만리장성마저…중국서 복제품 등장
난창시 173억원 들여 똑같이 만들어…"방화 분리벽"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에서 중화민족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만리장성을 복제한 건축물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이 위조 제품을 뜻하는 짝퉁의 천국으로 알려질 만큼 명품 복제로 유명하지만 중국의 상징적인 건축물까지 베끼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10일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시는 최근 괴석링 환경공원에 길이 4.83㎞에 달하는 '짝퉁 만리장성'을 완공했다.
구릉 지대에 세워진 이 건축물은 베이징(北京)에 있는 만리장성처럼 구획 별로 감시대까지 놓여 있다.
난창시는 원래 이 환경공원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숲이 모두 소실되지 않도록 방화 분리벽을 만들자는 개념에서 시작했는데 만리장성을 본떠서 만들면서 문제가 커졌다.
난창시는 전문설계팀까지 불러 2012년부터 1억 위안(한화 173억원)을 들여 이 건축물을 조성해왔다.

그러나 이 건축물을 홍보하는 영상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 올라오자 '짝퉁 만리장성'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역사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모방이다"라며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이 공원 책임자는 "화재로부터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방화 분리벽을 건설하려고 했는데 마침 만리장성을 갔다 온 간부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유사하게 만들게 됐다"면서 "관광객들에 좋은 경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국 장성학회 측은 "모방 여부를 떠나 대중의 만리장성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면서 "이 건축물을 만리장성이라고 명명하지 않았으니 문제가 없으며 일종의 공예품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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