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선거 앞 특정 후보ㆍ정당 유불리 검색어 제기 기능 없애기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선거와 관련한 민감한 내용을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구글은 10일(현지시간) 미디어를 상대로 더 연관성 높고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알리는 '정보의 품질'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데이비드 그래프 구글 글로벌 정책·스탠더드 수석 디렉터는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에서 특정 후보나 정당에 유리하거나 혹은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검색어를 제시하는 기능을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색어 자동완성'은 구글에서 검색어를 입력하기 시작하면 앞으로 이용자가 입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용을 추천하는 기능이다.
그래프 수석 디렉터는 또 "투표 참여와 관련된 자동완성, 투표 방법(우편·전화 등)·투표 요건·투표소 상황 등에 대한 언급, 선거 절차의 공정성·합법성과 관련된 주장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 등도 자동완성 기능에서 삭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컨대 '전화로 투표할 수 있다'는 물론 '전화로 투표할 수 없다' 같은 문장이 자동완성 기능으로 추천되지 않고, '기부하기' 뒤에 특정 정당이나 후보 이름이 자동으로 제시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미국 정치권에서 우편투표가 논쟁의 대상이 된 상황에서 중립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래프 수석 디렉터는 "이는 전혀 문제가 없는 일부 자동완성 추천도 사라질 수 있다는 뜻으로 어떤 이들에게는 놀라울 수 있다"며 "하지만 특히 선거와 관련한 검색어 문제라면 우리는 그게 가장 책임 있는 접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이전부터 검색어에 혐오스럽거나 부적절한 내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이를 추천 문구로 보여주지 않는 기능을 운영해왔는데 이를 선거에 확대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올해 미국 대선에 이를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다른 국가·선거에도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미국 대선의 실제 결과가 나오기 전 어떤 후보나 정당이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케이시 에드워즈 구글 검색부문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AP 등과 협업해 누군가 부적절하게 승리를 선언한 내용이 검색 결과에 나타나지 않도록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또 지식의 보고로 여겨지는 위키피디아의 경우 콘텐츠 내용을 잘못된 것으로 편집하는 '반달리즘' 공격을 종종 받는다며, 감시 시스템을 강화해 이런 반달리즘 시도의 99%를 잡아내고 잘못 수정된 내용은 몇 분 만에 찾아내 복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자연재해나 코로나19처럼 독자들이 긴급하게 알아야 할 사안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고 구글은 밝혔다.
일례로 24시간 뉴스를 모니터링하는 전 세계적인 애널리스트 팀 '인텔리전스 데스크'가 자연재해, 긴급 속보, 코로나19처럼 진행형인 사안 등의 광범위한 뉴스를 모니터링해 새로운 정보를 탐지하는 기능을 향상했다는 것이다.
구글 검색품질팀을 이끄는 판두 나약은 "지난 몇 년간 자연재해 같은 위기 관련 긴급속보를 자동 탐지하는 기능을 향상해 몇 년 전만 해도 최대 40분이 걸렸던 속보 탐지가 지금은 몇 분 만에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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