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불참은 코로나19, 중국과 국경분쟁, 미국측 반응 등 고려한 결정"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과 인도가 첨예한 국경분쟁을 빚는 가운데 중국군이 이달 하순 러시아에서 열리는 다국적 군사 훈련에 참가해 양국간의 군사 공조를 과시한다.
반면 인도는 이번 훈련에 불참키로 해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를 반영했다는 관측과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미국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서부전구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군은 21~26일 러시아 카스피 연안 아스트라한주에서 열리는 '캅카스-2020' 훈련에 참가한다.
중국군은 자국의 신형 수송기로 경화기와 차량 등을 수송하며 화력 타격과 전장 상황 통제 등의 훈련을 진행한다.
중국 국방부는 "전 세계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는 중요한 시기에, 중국의 훈련 참여는 양국의 신시대 전면적 전략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제3자를 겨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역 정세와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훈련에는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이란, 미얀마, 파키스탄 등도 참여하지만 러시아와 긴밀한 군사 관계를 맺고 있는 인도는 빠졌다.
인도는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열렸던 '첸트르(중부)-2019' 훈련에는 참여한 바 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30일 인도매체 NDTV 보도를 인용해 인도가 코로나19와 이로 인한 보급문제 등을 이유로 훈련 불참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인도매체 ANI는 인도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과의 국경 분쟁 와중에 중국이 이번 훈련에 참여한 게 인도의 불참 이유"라고 전하기도 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리제(李杰)는 "중국 때문에 불참하는 것은 인도의 유치함을 보여준다"면서 "인도는 중국의 존재감에 자신들의 역할이 퇴색될까 두려워했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코로나19에 따른 인도의 훈련 불참은 일리가 있다면서도 "인도가 국경분쟁 상황에서 중국과 함께 훈련하는 것도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봤다.
이밖에 중국매체들은 이번 훈련은 최근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압력에 대응하는 성격이 있는 만큼 훈련 참가에 미국이 불쾌해할 수 있다면서, 인도가 다른 핑계로 훈련에 불참함으로써 미러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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