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내전후 적대시…美-탈레반 평화합의 토대로 도하서 역사적 만남
여성 인권·군대 재편 등 난제 많아…쉽게 타결되진 않을 듯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반군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이 1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도하에서는 아프간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 측이 역사적인 평화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이번 협상은 2001년 이후 계속된 내전 종식과 아프간 평화 정착을 위한 중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사안의 중요성을 반영하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개회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내전 발발 이후 직접 협상 기회를 거의 갖지 않았다.
탈레반이 "미국의 꼭두각시인 아프간 정부와 머리를 맞댈 수 없다"고 정부와 협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2015년 7월 양측이 내전 후 처음으로 공식 회담을 열었지만, 테러와 탈레반 지도자 사망 등이 겹치면서 결실을 보지 못했다.
이번 협상 테이블 마련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미국-탈레반 간 지난 2월 평화합의에 따라 이 협상은 3월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포로 교환 등 여러 난제가 불거지면서 미뤄졌다.
협상에서는 압둘라 압둘라 아프간 국가화해최고위원회(HCNR) 의장이 정부 측 대표단 21명을 이끌 예정이며, 탈레반은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등을 대표로 내세웠다.
압둘라 의장은 지난해 9월 대선에서 현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맞붙었으며 현재 가니 대통령과 정부 권력을 양분하고 있다.
바라다르는 파키스탄 당국에 수감됐다가 2018년 풀려난 지도자로 2월 미국과 평화합의안에 서명한 인물이다.
현재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탈레반은 이를 토대로 정부와 권력을 나눠 가지려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회담이 양측의 첫 대면이나 마찬가지인 데다 민감한 이슈와 난제가 많아 협상은 쉽게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정부 권력 분할 형태, 여성 인권 문제, 탈레반 조직원의 정부군 편입 등 여러 이슈에서 양측 간에 간극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탈레반 간 평화 합의의 경우 2018년 7월 앨리스 웰스 미국 국무부 남·중앙아시아 수석 부차관보가 도하에서 탈레반 측과 접촉을 시작한 이후 1년 반이 넘어서야 최종 결실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여러 이유로 인해 이번 협상은 느린 속도로 진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도하는 탈레반의 대외 창구인 정치사무소가 있는 곳으로 미국-탈레반 간 평화협상도 이곳에서 열렸다.
국토의 95% 이상을 장악했던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 등을 비호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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