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싱크탱크 조사…글로벌 9위지만 싱가포르·일본·홍콩·중국에 뒤져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한국이 국가별 외국인 투자 매력도 조사에서 상위 10위권에 포함됐으나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13일 유럽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유러피언 하우스 암브로세티가 최근 발표한 '2020 글로벌 외국인 투자 매력도 지수'(Global Attractiveness Index 2020·GAI)에 따르면, 한국은 매력도 지수가 80.06으로 9위를 기록했다.
GAI는 144개국을 대상으로 각국의 외국인 투자 유치역량과 환경을 조사한 뒤 이를 1위 국가와 상대 평가해 지수화한 것이다.
조사가 시작된 2016년 8위였던 한국은 이듬해 11위로 하락했다가 2018년 다시 8위로 올랐다.
그러나 작년에 9위로 한 계단 하락했으며 올해는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다만 매력도 지수는 지난해 80.63에서 올해 80.06으로 소폭 낮아졌다.
GAI 평가에는 외국인 직접투자(FDI) 추이, 교역 규모, 첨단기술 분야의 고용률, 실업률, 총요소생산성, 국내총생산(GDP) 등 21개 요소가 평가 기준으로 활용됐다.
세부적으로는 중단기적 관점에서 투자 매력도를 의미하는 역동성 지수(DI)와 장기적인 경쟁력을 뜻하는 지속가능성 지수(SI)로 나뉜다.
한국은 SI가 '보통'(medium)으로 평가됐지만, DI는 '위태롭다'(critical)는 평가를 받아 중단기적으로 투자 매력도가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GAI 평가에서 한국은 주요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 크게 뒤처졌다.
싱가포르가 90.51(3위)로 가장 우수했으며 일본(90.06·4위), 홍콩(87.89·6위), 중국(82.13·7위) 모두 한국보다 순위가 앞섰다. 특히 싱가포르는 작년 조사에서 87.17로 6위에 그쳤으나 1년 만에 3계단이나 상승했다.
투자 매력도 1위는 5년 연속으로 독일(100.00)이 차지했다. 이어 미국(99.61)이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다.
한국에 대한 FDI 규모는 2015년 처음으로 200억달러(신고금액 기준)를 넘어선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2018년(269억달러)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불확실성 증대로 전 세계적으로 FDI가 위축됨에 따라 지난해(233억달러)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해도 상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2%나 적은 77억달러에 그쳤다.
주요국과 비교하면 FDI 실적은 부진한 편이다.
한국무역협회가 2015∼2017년 경제 규모 대비 FDI 비중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35위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정부는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에 대한 현금지원 한도를 확대하고 국고 보조율을 상향하는 등 제도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와 함께 주요국 대비 높은 법인세율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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