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생식 가능해"…유전자 검사로 확인 중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15년 넘게 수컷과 접촉한 적 없는 볼비단구렁이가 알을 낳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미주리주의 세인트루이스 동물원에 사는 이 볼비단구렁이는 지난 7월 23일 갓 낳은 알 7개 위에 똬리를 튼 채로 발견됐다.
이 동물원 파충류 담당자 마크 외너는 이 볼비단구렁이가 1961년부터 동물원에 살았으며 최소 62살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렁이가 "수컷과 접촉한 지 최소 15년 됐고, 30년 가까이 됐을 수도 있다"며 "놀라운 일이다. 우리는 솔직히 이 비단구렁이가 또다시 산란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물원 측은 이 볼비단구렁이가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에 마지막으로 수컷과 교미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봤다. 당시 사육사들이 우리를 청소할 때 비단구렁이들을 한곳에 모아뒀기 때문이다.
볼비단구렁이는 아프리카 중부와 서부에 주로 서식하며, 코모도왕도마뱀을 비롯한 일부 파충류처럼 무성생식을 할 수 있다.
또 암컷은 수컷의 정자를 저장해두고 '지연 수정'(de layed fertilization)도 할 수 있다.
다만 외너는 지금까지 보고된 볼비단구렁이의 지연수정 최장 기록은 교미 후 7년이라고 설명했다.
동물원 측은 구렁이가 낳은 알 7개 중 2개를 가져다 무성생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알 5개 중 2개는 죽었으며 3개는 부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너는 예정대로라면 알들이 2∼3주 안에 부화할 것이라면서 "이 중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생명이 있길 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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