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사·주의회 의원 등 선출…코로나19 방지위해 사흘간 투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에서 주지사 등의 지역 정부 수장과 지역 의회 의원 등을 선출하는 지방선거 본투표가 13일(현지시간) 실시됐다.
현지 선거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많은 유권자가 한꺼번에 투표소에 몰려 감염증이 확산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지방선거 투표를 사흘에 걸쳐 진행했다.
앞서 11일부터 이틀간 사전투표가, 이날 본투표가 치러졌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올해 지방선거는 러시아 전역의 85개 연방주체(자치 지역) 가운데 83개에서 진행됐다.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주, 북서부 레닌그라드주, 남부 크라스노다르주, 극동 캄차카주 등 18개 지역에서 주지사 선거, 11개 지역선 주의회 선거, 22개 시에선 시의회 선거가 실시됐다.
중부 타타르스탄 공화국 등 4개 지역에선 연방하원 의원 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졌다.
투표는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진행된다.
선거당국은 코로나19 전파 위험을 줄이기 위해 모든 투표소를 소독하고, 투표소 입구에서 유권자들의 체온을 측정하는 한편 유권자와 참관단 등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의 방역 조처를 했다.
이틀간의 사전투표 기간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투표소를 찾을 수 없는 유권자들을 위한 재택투표도 진행됐다.
일부 지역에선 앞서 지난 6월 말~7월 초 헌법 개정 국민투표에서 본격적으로 시험된 바 있는 전자투표도 실시됐다.
전자투표는 사전에 정부 공공서비스 포털사이트에 등록하고 공식 사이트를 통해 투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야권에선 투표일 연장과 전자투표 등으로 선거부정 가능성이 커졌다고 비판했으나, 선거 당국은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부정 가능성은 없다고 반박했다.
통상 러시아 지방선거에선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이 대승을 거둬왔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선거에선 그러잖아도 심각했던 경제난이 코로나19로 한층 악화하면서 여당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베리아 지역을 방문했던 대표적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중독 증세로 중태에 빠진 사건도 여당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에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 나발니는 독일 병원으로 옮겨진 지 18일 만인 지난 7일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나 회복 중이나 여전히 심각한 상태다.
나발니 측에선 누군가가 그를 독살하려 시도했다고 주장했고, 독일 당국은 그가 옛 소련 시절 군사용으로 개발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중독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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