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구축함·헬기 등 망라…병력도 1만5천명 증원키로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동부 지중해 자원개발 문제를 놓고 터키와 갈등을 빚고 있는 그리스가 군사력 증강을 위한 무기 구매 계획을 발표했다.
AFP·AP 통신 등에 따르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12일(현지시간) 연례 국방·경제 정책 연설에서 "국가 방위를 위해 군사력을 끌어올릴 시간이 왔다"며 프랑스제 라팔 전투기 18대와 소형 구축함·해군 헬기 각 4대 등의 구매 계획을 밝혔다.
이번 무기 구매 계획에는 신형 대전차무기와 어뢰, 유도 무기 등도 포함돼 있으며 병력도 향후 5년에 걸쳐 1만5천명 증원할 것이라고 미초타키스 총리는 강조했다.
이에 대해 AFP는 "20여년 만에 가장 규모가 큰 군사력 강화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무기 구매 발표는 그리스가 키프로스섬 인근 동지중해 천연자원 개발을 놓고 오랜 앙숙인 터키와 대립하는 가운데 나왔다.
터키는 지난달 11일부터 지질 조사선 '오루츠 레이스'를 동지중해에 투입해 천연가스 탐사에 나섰다. 탐사 해역은 그리스가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겹치는 지역이다.
이에 그리스가 강하게 반발하며 프랑스·이탈리아 등과 합동 해·공군 군사훈련을 하며 터키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고 터키도 실사격 훈련 등 강경 대응에 나서며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미초타키스 총리 역시 이날 연설에서 "터키 측의 도발로 지중해의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이번 군사력 강화책의 타깃이 터키임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그리스와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중재 아래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한 실무 협상에 들어가기로 합의했으나 긴장을 해소할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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