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박사 이어 우한의사까지' 코로나 기원 논란…"근거는 아직"

입력 2020-09-14 10:29   수정 2020-09-14 11:08

'홍콩박사 이어 우한의사까지' 코로나 기원 논란…"근거는 아직"
중국서 우한 의사 "코로나는 사스와 에이즈 합성" 게시글도 돌아
과학계 "인위적 조작설, 근거 제시된 적 없어…자연발생 논문은 10여편"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세가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의 기원이 자연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만들었다는 주장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홍콩대 소속 옌리멍 박사가 코로나19가 중국 우한(武漢)의 연구소에서 발원했다고 주장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데 이어 코로나19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을 합성해 만들었다는 게시글이 중국 인터넷에서 게시되기도 했다.
14일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사스와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합성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내용의 게시글은 우한의 한 의사 명의로 작성됐다.
이 게시글에는 "펑즈융 우한대 중난병원 중환자실 실장이 코로나19 사망자에 대해 여러 실험과 분석을 거쳐 코로나19가 사스와 에이즈 바이러스를 결합해 형성됐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무증상 감염자 역시 전염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글은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인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순식간에 확산했다.
확인 결과 해당 글은 펑즈융 실장의 명의를 도용해 익명의 작성자가 게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펑즈융 실장은 "게시글을 올린 사람과는 인터뷰한 적도 없다"면서 "이 글은 내 정체성을 이용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려는 것으로 지난 3월부터 비슷한 루머가 인터넷에 퍼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코로나19의 기원 논란에 대해 과학계에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태형 테라젠바이오 수석연구원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옌리멍 박사는 올해 초부터 우한 연구소에서 조작된 바이러스를 유출했다고 말해왔지만, 관련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올해 1월 10일 미국 유전자은행(NCBI GenBank)에 코로나19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SARS-CoV-2)의 게놈이 공개됐을 때 세계 과학자들은 바이러스 게놈 조작의 흔적과 기원을 찾는 연구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당시 게놈 조작 흔적을 들여다본 과학자들의 발표 내용은 인위적 조작이 아닌 자연 발생적으로 변종이 됐다는 것이었다"며 "유전자 분석 논문만 10여 편이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옌리멍 박사가 근거를 제시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관련 주장이 좀 더 근거를 갖춘 뒤 기사화가 되면 좋을 것 같다"며 "세계 언론계를 봐도 메이저 언론에서 이런 뉴스를 내보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덧붙였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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