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BS 인터뷰 "2월 초 코로나19 위험성 알고도 덮어"
"트럼프 이스라엘-UAE 평화협약 포함 요구, 인쇄들어가 거절"
"`저서에 껄끄러운 내용' 밝히자 트럼프 트윗으로 '책 가짜'"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미국의 전설적 기자인 밥 우드워드는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 직분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우드워드는 과거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사임 계기가 됐던 워터게이트 사건의 폭로 기사를 썼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최근 18차례에 걸친 인터뷰를 바탕으로 신간 '격노'(Rage)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우드워드는 이날 미국 CBS방송 '식스티 미닛'(60minutes) 인터뷰에서 '책에 기자로서 내리지 말아야 할 평가를 담았다'는 비판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진실을 얘기하지 않는 등 차고 넘치는 증거에도 그러한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담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은 나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하면 항상 문밖에 폭탄이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폭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게 '코로나19가 공기로 전염되기 때문에 매우 까다로운 바이러스다. 우리가 아는 독감보다 훨씬 치명적이다'라고 말했다"고 지난 2월 7일 양측의 전화 통화 내용을 소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달 26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는 통상 예방 접종을 하는 독감과 비슷하다"며 "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곧 백신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드워드는 "미국의 대통령은 대중에게 미리 경고를 전달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드워드는 또 1월28일 코로나19가 '67만5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1918년의 스페인 독감과 같이 될 수 있다'는 매슈 포틴저 당시 국가안보 부보좌관 보고를 받고도 트럼프 대통령이 의미를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뒤 회견에서 "바이러스는 잘 통제되고 있다. 미국에서 5명이 감염됐지만 모두 회복 중으로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와도 협력하고 있어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우드워드는 3월19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코로나19에 대해 왜 사실대로 밝히지 않느냐'고 질문했다고 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얘기해서 대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축소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우드워드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8월 평화 협약을 저서에 담을 수 있겠느냐'고 요청했지만, 이미 인쇄에 들어가 거절한 사실도 공개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 책에는 대통령께서 싫어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껄끄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 어땠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통화 후 한 시간 반쯤 지나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드워드의 책은 가짜다'라고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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