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흉부외과 전문의 설문조사 결과…하루 평균 12.7시간 근무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흉부외과 의사들은 하루 평균 13시간 가까이 일하는 등 일상적으로 초과 근무를 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설문에 참여한 흉부외과 의사 절반은 현재 일하는 병원에 전공의가 한명도 없다고 응답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국내 흉부외과 전문의 385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18일부터 12월 1일까지 근무 현황과 행태를 조사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조사에 참여한 흉부외과 전문의는 남성이 98.2%, 40∼50대가 70.6%를 차지했다.
근무 병원 유형별로는 상급 종합병원 및 종합병원 근무자가 84.9%, 의원을 개원한 경우가 10.6%였다.
학회는 이 조사에서 전공의가 없는 흉부외과의 위기가 구체적 수치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소속된 전문의 327명에 설문한 결과, 소속 병원에 흉부외과 전공의가 한명도 없다는 응답이 48.9%를 차지했다.
전공의가 1명뿐이라는 응답은 12.2%였다. 전공의가 1명이거나 없는 경우가 전체의 61.1%에 달하는 상황이다.
전공의가 있는 경우 전공의 수는 2∼4명이라는 응답이 18.3%로 가장 많았다.
근무 상황은 열악했다.
상급 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327명의 평일 기준 하루 근무시간은 12.7시간이었다. 평일 기준으로 일주일간 평균 63.5시간을 일하는 셈이다.
또 전체 응답자의 7% 정도는 매일 16시간 이상을 일한다고 응답했다.
이와는 별도로 대부분의 흉부외과 전문의들은 주말 중 하루는 출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개월 평균 당직 일수는(계획된 병원 내 밤샘 근무, 다음날 휴식 없음) 평균 5.1일로 주당 하루나 이틀은 병원에서 밤샘 근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로 출근 대기 및 응급으로 인한 병원 외의 대기 근무를 하는 경우는 한 달에 10.8일이었다.
설문에서 흉부외과 전문의들은 "전공의가 없으니 월급, 대우, 승진에서 매우 불리하고, 전공의 역할까지 하지만 오히려 전공의 없는 과로 차별 대우를 받는다", "흉부외과 의사들이 부족하고 병원에서 봉사만 요구하고 젊은 의사들이 없기 때문에 절망적이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이와 함께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소속 흉부외과 전문의 51.7%는 '번 아웃'(탈진·소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번 아웃으로 인한 환자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응답한 전문의는 93.9%에 달했다. 실제 48.6%는 번 아웃으로 인해 환자에게 위해가 되거나 위해가 될 뻔한 상황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열악한 근무 환경 등으로 인해 직업적 만족도는 크게 떨어졌다.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 흉부외과 전문의의 '개인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삶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 4.4점, '흉부외과 의사로서의 삶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4.6점 등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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