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당사자 3개국과 트럼프 대통령 참석해 서명식
트럼프 "5-6개국과 추가 협정 추진"…이란 견제·트럼프 기독지지층 강화 포석 평가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백악관에서 걸프 지역 아랍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 및 바레인과 관계 정상화 협정을 체결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이스라엘과 UAE, 바레인 간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한 합의인 '아브라함 협정' 서명식을 가졌다.
서명식에는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UAE의 셰이크 압둘라 빈 자예드 알나흐얀 외무장관, 바레인의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자야니 외무장관이 각각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증인' 자격으로 참석해 서명했다.
이스라엘과 UAE, 이스라엘과 바레인은 각각 양자 협정을 맺었고 이들 3개국이 3자 협정도 체결했다.
협정 명칭은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공통 조상인 아브라함의 이름에서 따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 연설을 통해 "우리는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수십 년간의 분열과 갈등 이후 우리는 새로운 중동의 여명을 맞이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늘은 역사의 중심축이며 평화의 새로운 새벽을 예고한다"며 "새로운 평화 모멘텀이 아랍과 이스라엘의 분쟁을 완전히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 앞서 집무실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면담하면서 5∼6개 국가와 이스라엘 사이의 추가적인 평화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적어도 5개 또는 6개 국가와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그들과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집무실에서 UAE 외무장관과 만났을 때는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받는 이란이 미국과의 합의를 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과 UAE, 바레인을 하나로 묶은 이번 협정은 중동 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 확대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공동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했다.
또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정치적 기반 가운데 중요한 부분인 '친(親)이스라엘' 기독교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지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 앞서 이날 오전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더 많은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기를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에 판매한 무기를 다른 중동 국가에도 팔 의향이 있으며 이는 미국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면서 UAE가 F-35 전투기 구매를 희망한다고 밝힌 뒤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는 백악관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할 다음 국가로 꼽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후보인 오만의 최고 지도자와 지난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UAE와 이스라엘은 지난달 13일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외교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1948년 건국한 이스라엘이 걸프 지역 아랍국가와 수교에 합의하기는 72년 만에 처음이다.
약 한 달 만인 이달 11일에는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중동 지역에서 아랍 국가와 적대적이거나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피스메이커'를 자임하며 이번 협정 성사를 중요한 외교 성과로 부각해왔다.
이번 협정 성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에이비 버코위츠 백악관 중동 특사가 이끄는 지난 수개월간의 복잡한 외교적 노력 끝에 이뤄졌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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