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IT업체부터 싱크탱크, 정부 전산망 해킹…한국 게임산업 포함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법무부는 16일(현지시간) 전 세계 100곳 이상의 기업과 기관을 상대로 해킹을 저지른 중국인 해커 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해커들과 공모한 말레이시아 사업가 2명도 재판에 넘겨졌다.
외신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최소 6년간 광범위한 해킹을 저지른 이들 7명을 컴퓨터 및 금융 사기, 신원 도용, 돈세탁, 공갈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과 각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컴퓨터 제조사, 통신회사, 소셜미디어 회사, 게임업체, 비영리단체, 대학, 싱크탱크 등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홍콩에 있는 시민사회 활동가와 외국 정부, 정치인 등도 대상이었다.
해커 중 3명은 네트워크 보안 서비스 제공업체라고 주장하는 중국 쓰촨성 소재 '청두404'라는 회사에서 활동했다.
이들은 각지의 기업과 기관을 해킹해 신원 정보를 수집하고 시스템을 장악한 뒤 비용을 요구했다. 가상화폐를 불법 채굴하기도 했다.
'청두404'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다른 해커 2명은 말레이시아 사업가와 짜고 주요 게임 회사를 해킹해 게임 칩을 훔쳐 재판매한 혐의 등으로 적발됐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들을 해킹 조직 'APT41'의 일원으로 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해커 장리즈(35)와 첸촨(39), 푸창(37)은 각국 100개 이상의 기업과 단체, 개인을 상대로 컴퓨터 침입 및 공갈 범죄를 저질렀으며 피해국 중에는 한국도 포함됐다.
이들은 인도와 베트남에선 정부 전산망에 침투했으며 영국 정부 전산망도 목표로 삼았지만 침입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해커 장하오란(35)과 탄다이린(35)은 말레이시아 사업가들과 함께 미국, 프랑스, 일본, 싱가포르, 한국의 비디오게임 산업을 겨냥한 해킹 범죄를 저질렀다.
법무부는 피해 회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중국 해커들은 체포되지 않았으며 말레이시아 기업인들은 자국에서 검거됐다.
제프리 로젠 법무차관은 중국이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외면한다고 비판했다. 또 해커 1명은 자신이 중국 안보부서와 가까워 보호받을 것이라고 자랑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법무부는 재무부, 국토안보부와 함께 2017∼2018년 피싱을 통해 1천700만 달러 규모의 사이버 화폐 절도를 저지른 러시아 남성 2명도 적발해 이날 기소했다. 재무부는 이들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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