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를 겪으면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PTSD란 전쟁, 자동차 사고, 폭행, 강간, 테러, 지진, 홍수 등 생명을 위협하는 충격적인 상황을 겪은 뒤 나타나는 극심한 불안장애로 환자는 충격적인 사건을 끊임없이 떠올리고 악몽에 시달리며 항상 초긴장 상태를 보인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정신의학 전문의 바실리키 오르테가 박사 연구팀이 총 169만3천678명이 대상이 된 13편의 관련 연구논문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6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PTSD가 진단 후 최장 17년 동안 치매 발생 위험과 연관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13편의 연구논문 중 8편에서는 PTSD를 겪은 사람의 치매 위험이 6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방식이 다른 2편에서는 PTSD 진단이 치매 위험 2배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PTSD 후 치매 발생률은 재향군인보다 일반인들이 2배 이상 높았다.
이는 PTSD 치료의 효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연구팀은 해석했다.
PTSD 진단을 받은 재향군인은 나라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일반인보다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치매 위험이 적다는 것이다.
일반인은 PTSD를 겪은 후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오명(stigma) 때문에 치료받기를 꺼리는 사람도 있다.
어찌 됐든 전체적인 분석 결과는 PTSD가 장기적으로 뇌에 영향을 미처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는 새로운 증거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극심한 경계심과 끊임없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트라우마가 뇌에 스트레스 부담을 안겨주고 이로 인한 사회적 위축(withdrawal)이 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과 인지 회복 탄력성을 위축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PTSD는 우울증, 사회적 고립, 알코올 섭취 증가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는 모두 치매의 위험요인들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정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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