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한미선 교수 "중증도 낮고 무증상 많아…조용한 전파자 될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19세 미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은 데다 일부 나타나는 증상마저도 형태가 다양해 임상적 증상만으로는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소아청소년과 한미선 교수 연구팀은 올해 2월 18~3월 31일 국내에서 코로나19로 확진된 19세 미만 환자 91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동·청소년 코로나19 환자의 감염 경로는 가족에 의한 감염이 63%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해외 관련 감염 17%, 모임 등 집단에 의한 감염 12% 순이었다.
연구 결과 91명 중 20명(22%)은 어떠한 증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나머지 71명 중 65명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후에 증상이 나타났다.
증상은 매우 다양했다. 미열과 고열(38℃ 이상)을 보인 비율은 각각 30%와 39%였다. 60%에서 기침과 가래, 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있었다. 후각이나 미각을 상실한 비율은 16%였다.
특히 1명은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없이 복통과 설사만 나타났다.
또 다른 1명은 미각 상실 외에는 어떠한 증상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증상만으로는 아동·청소년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식별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코로나19 진단 이후 평균 17.6일 동안 바이러스가 검출됐는데도 불구하고, 대다수(85%)는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중증도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아동·청소년의 경우 스스로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활동할 가능성도 높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한 교수는 "이들의 증상은 경미한 데 비해 체내 바이러스 검출 기간은 상대적으로 길었다"며 "이 때문에 자신이 감염됐는지도 모른 채 활동하는 '조용한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이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역학조사가 지속해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미국의학협회 소아과학회지'(JAMA Pediatrics)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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