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혼 동성 부부는 56만8천 가구…2015년 6월 합법화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 간 결혼을 합헌으로 인정한 이후 동성 부부로 구성된 가구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연방 인구조사국(센서스국)이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법률혼 상태의 동성 부부 가구는 총 56만8천110가구로 동성 결혼 합법화 판결 전 해인 2014년보다 70% 가까이 늘어났다.
연방 대법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5년 6월 "동성 결혼을 금지하는 주법은 위헌이며, 동성 결혼이 가능한 주에서 공증된 동성 간 혼인 증명서는 미국 내 모든 주에서 인정되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인구조사국 지역사회조사(ACS) 결과, 2019년 동성 커플로 구성된 가구는 98만 가구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58%는 법률혼 상태, 42%는 결혼하지 않은 파트너 관계였다.
미국의 전체 가구 수가 1억2천200만 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동성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0.8%, 법률혼 관계에 있는 동성 부부 가구는 약 0.5%로 추산된다.
ACS는 미국 내 동성 가구 수와 특성을 헤아리기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업데이트된 부부관계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인구조사국은 "남성 커플 가구보다 여성 커플 가구가 조금 더 많았다"면서 "남성 커플과 여성 커플, 동성 커플과 이성 커플 간 경제력 차이가 도드라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기준 이성 부부의 중위소득(median income)은 9만6천932달러(약 1억1천300만 원)였고, 동성 부부는 이보다 약 1만달러 많은 10만7천210달러였다.
하지만 동성 부부끼리 비교해 보면 남성 커플 12만3천646달러, 여성 커플 8만7천690달러로 큰 차이가 났다.
AP통신은 동성 부부의 맞벌이 비율이 이성 부부보다 더 높기 때문일 수 있다며, 동성 부부의 경제활동 비율은 84.6%, 이성 부부는 80.4%라고 설명했다.
인구조사국은 남성 커플과 여성 커플의 경제활동 양태에 차이점이 있었다면서 "기혼 여성의 경우 여성끼리 결혼한 사람이 남성과 결혼한 사람보다 경제활동률이 더 높았다"고 전했다. 반면 기혼 남성의 경우 남성끼리 결혼한 사람의 경제활동률이 여성과 결혼한 사람보다 낮았다.
미국에서 동성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워싱턴DC로 전체 가구의 2.4%를 차지했고, 이어 델라웨어(1.3%), 오리건(1.2%), 매사추세츠(1.2%), 워싱턴주(1.1%) 순이었다.
또 동성 부부 가구의 16%가 다인종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이성 부부보다 2배 더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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