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상점 등 임대료 감소 반영…수익은 제자리 걸음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국 엘리자베스 2세(94) 여왕이 소유한 왕실 재산의 평가액이 크게 감소했다.
왕실 소유 부동산 등의 임차인들이 임차료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황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더타임스에 따르면 왕실 재산 운영재단인 '크라운 에스테이트'(The Crown Estate)는 보유 중인 토지와 부동산 등의 가치를 134억 파운드(약 20조2천억원)로 평가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하면 5억5천250만 파운드(약 8천300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3월 31일까지 1년간 수익은 3억4천500만 파운드(약 5천200억원)로 전년 대비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크라운 에스테이트는 런던 시내 중심구역인 리젠트 스트리트와 세인트 제임스 지구 등에 있는 많은 부동산, 윈저성 주변 윈저 그레이트 파크, 애스콧 경마장, 광활한 농장들과 숲, 영국 주변 섬의 해저 등을 소유하고 있다.
크라운 에스테이트는 수익을 모두 재무부로 넘겨주며, 이중 25%는 2년 뒤에 '왕실 교부금'(sovereign grant) 명목으로 다시 왕실에 되돌아온다.
당초 이 비율은 15%였는데, 2016년부터 10년간은 버킹엄궁 리모델링 비용을 고려해 25%를 적용한다.
크라운 에스테이트는 충분한 이익 잉여금을 보유하기 위해 올해는 수익을 일시에 재무부로 넘기는 대신 상황에 맞춰 시차를 두고 넘길 예정이다.
왕실 교부금은 여왕의 주된 소득이며, 이외 랭커스터 영지 및 다른 재산에서도 수입을 올리게 된다.
크라운 에스테이트 보유 재산의 평가절하는 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런던을 비롯해 왕실 부동산에 세 들어있는 임차인들이 코로나19로 인해 파산하거나 임차료를 제때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 중심부 사무실 임대료는 예정금액의 88%가 들어왔지만, 소매업체 임대료는 52%만 걷혔다.
런던 외 소매업체의 임대료 역시 예정된 금액의 53%만 입금됐다.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향후 사무실 임대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크라운 에스테이트는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일부 접객업 사업체의 임차료를 매출과 연계한 방식으로 변경해주기도 했다.
크라운 에스테이트 최고경영자(CEO)인 댄 래바드는 "(런던) 웨스트엔드가 서서히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어떻게 업체를 지원할 수 있을지 사례별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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