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새로운 2차전지(배터리) 기술을 공개하는 '테슬라 배터리 데이' 행사가 약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행사에서 세계 배터리·전기차 업계의 판도를 뒤바꿀 혁신적 내용이 나올지 국내외 배터리·자동차 업계부터 관련 종목 투자자 등 금융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 서부시간으로 오는 22일 오후 1시 30분(한국시간 23일 오전 5시 30분) 배터리 데이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전 세계에 온라인 생중계된다.
이번 행사에서 테슬라는 우선 사용 수명을 크게 늘리고 단가는 확 낮춘 배터리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배터리 단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코발트를 대폭 줄이거나 없앤 배터리, 건식 전극(Dry Battery Electrode) 등 생산 단가를 낮추는 신기술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는 또 그간 중국 최대 배터리업체 CATL과 제휴해 수명을 160만㎞ 수준으로 크게 늘린 '100만 마일 배터리'를 그간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 선보일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테슬라가 CATL과 협력 강화를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테슬라가 배터리를 아예 자체 생산하는 내재화 계획, 또는 '궁극의 배터리'로 불리는 차세대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를 공개할지도 관심사지만, 일단 둘 다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많다.
이들 시나리오 중 어느 쪽이 실제 행사에서 현실로 나타나느냐에 따라 국내외 증시와 투자자들이 큰 영향을 받게 됐다.
무엇보다도 테슬라는 해외주식을 직접 구매하는 국내 투자자, 이른바 '서학 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이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 종목은 테슬라로 지난 18일까지 총 21억9천298만 달러(약 2조5천51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 결과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유 규모는 18일 기준 40억9천726만 달러(약 4조7천671억원)로 2위 애플(22억5천952만 달러), 3위 아마존(17억7천92만 달러) 등과 큰 격차로 앞서 있다.
이들은 특히 테슬라 주가가 조정을 받은 이달 들어서도 6억4천740만 달러어치를 순매수하며 테슬라 배터리 데이를 앞두고 강한 기대감을 보였다.
올해 들어 바이오·비대면 관련주와 나란히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업종으로 떠오른 배터리 업종 주가도 이번 행사 결과에 따라 출렁거릴 것으로 보인다.
만약 테슬라가 배터리 내재화 계획, 전고체 배터리, 또는 배터리 주요 공급선을 현재의 일본 파나소닉 대신 CATL로 교체 등을 발표할 경우 배터리 3사 등의 주가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중 내재화 계획과 관련해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의 설계와 제조 영역 분리처럼 배터리 산업도 그런 영역 분화의 초입 단계에 들어섰다"며 "테슬라가 최근 2년여간 배터리 셀 부문 연구를 지속해왔지만, 이는 배터리 개선을 배터리 셀 제조업체에만 맡기고 기다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과 3년도 안 돼서 테슬라가 기존 배터리 셀 제조업체를 넘어서는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며 향후 전기차 생산설비 확장 및 자율주행 생태계 구축 등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하는 테슬라가 배터리 셀 생산에 수십조원을 투자할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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