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현대차 노사는 임금협상 잠정합의했지만…나머지는 난항

입력 2020-09-22 11:53  

'맏형' 현대차 노사는 임금협상 잠정합의했지만…나머지는 난항
현대차, 25일 잠정합의안 투표…기아차 임단협도 급물살탈까
한국GM은 24일 중노위 조정 결과에 촉각…르노삼성도 협상 진전 없어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권희원 기자 = '맏형' 현대차[005380] 노사가 기본급 동결을 골자로 하는 올해 임금 협상에 잠정 합의하면서 나머지 완성차 업계도 임단협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전기차 체제 전환에 따른 고용불안 우려가 커 추석 연휴 전에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전날 임금(기본급) 동결, 성과급 150%,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는 오는 25일 진행된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파업 없이 잠정 합의를 이끌어냈고, 교섭 기간도 역대 두 번째로 짧은 40일로 기록됐다.
올해 초 출범한 새 노조 집행부가 '실리' 성향인 데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국내 사회·경제적 상황에 노사가 모두 공감한 결과다.
업계 안팎에서는 부품 협력사와의 동반 생존과 미래 발전에 방점을 둔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경영난을 겪는 쌍용차[003620] 노사는 일찌감치 지난 4월 임단협을 마무리지었다.
경영 정상화와 고용 안정을 위해 안정적인 노사 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노사가 인식을 같이했다는 것이 쌍용차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대차와 쌍용차를 제외한 나머지 완성차 업계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2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단협에 돌입한 기아차[000270]는 이날 7차 교섭을 진행한다. 다만 아직 협의가 이뤄진 부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노조는 현대모비스[012330]의 친환경차 부품 공장 신설에 반발하며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 공장을 사내에 만들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사간 입장차가 커 추석 전에 타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통상 현대차의 임단협 결과에 따라 기아차의 임단협도 진행되는 만큼 25일 찬반 투표에서 현대차의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 기아차의 임단협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GM은 노조가 지난 10일 임단협 교섭 결렬 선언을 했으나 일단 17일부터 교섭을 재개한 상태다. 21일에 이어 이날도 교섭을 진행하며 사측은 추석 전에 임단협을 끝내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노조의 쟁의조정신청과 관련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2차 조정회의가 24일로 예정돼 있어 노사 간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만약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노조는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 17일 6차 실무교섭을 마쳤으나 협상에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가 제안한 실무교섭안 1회독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노조에서는 실무교섭을 그만하고 본교섭으로 넘어가자고 주장하고 있으며 회사에서는 그게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사측이 부산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일단 9월 판매 상황과 재고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는 24일 10월 공장 가동일수를 정할 방침이다. 일단은 추석 연휴를 포함해 이달 25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24일간 휴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추석 연휴 전에 교섭을 마무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르노삼성과 한국GM은 생산 물량이 많이 안 들어와서 근로자들이 위기를 더 크게 느끼고 있어 쉽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 같다"며 "고용 불안도 있고 임금도 많이 깎여서 임단협이 진전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물량 확보가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he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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