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총리직 수행 능력없어…문제 생기면 외면하거나 비난만 해"
"EU 탈퇴 논란은 이미 종결…미래관계 합의 도달해야" 강조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양대 정당이자 제1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가 22일(현지시간) 변화와 유권자 신뢰 회복을 통해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 등을 통해 보리스 존슨 현 총리가 나라를 이끌 능력을 갖추지 못한 점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스타머 대표는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노동당의 연례 전당대회 마지막 날을 맞아 잉글랜드 북부 동카스터의 한 아트센터에서 당원들을 대상으로 연설했다.
노동당은 제러미 코빈 대표 하에서 치른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1930년대 이후 최악의 선거 참패를 기록했다.
특히 '붉은 벽'(red wall)으로 불리며 전통적인 노동당 강세 지역이었던 미들랜즈, 북잉글랜드에서 지지층이 보수당으로 이탈한 점이 패배로 이어졌다.
스타머 대표는 총선 패배 이후 열린 당 경선을 통해 지난 4월 대표에 취임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붉은 벽' 지역 유권자들에 다시 한번 지지를 호소했다.
스타머 대표는 "잔인하지만 우리 스스로 솔직해지자. 민주주의에서 선거에 패배했다면 그럴만하기 때문이다"라면서 "유권자에게 '무슨 생각을 했느냐'를 묻지 말고 스스로 '무엇을 했는지'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당에서 떠나간 이들에게 '듣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노동당은 다시는 당신이나 당신이 신경 쓰는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다시 한번 노동당을 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노동당이 네 차례 연속으로 선거에서 패배했다면서, "이런 일이 계속되도록 놔두는 것은 우리가 믿는 것에 대한 배신이다. 이제 승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라고 밝혔다.
그는 노동당이 "유능하고 믿을만한 야당이 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충분하지 않다. 나와 당신은 야당을 하려고 정치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 (정권을 잡아) 삶을 바꾸려고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노동당이 국가안보나 일자리, 지역사회, 가계 소득과 관련해 신뢰를 받지 않은 채 선거에 임하지 않겠다"라면서 "새로운 리더십이 의미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응, 대학입학시험 등을 놓고 혼란을 불러온 보수당과 존슨 총리를 비판했다.
스타머 대표는 "그(존슨 총리)는 진지하지 않다. 총리직을 수행할만한 능력이 없다"면서 "문제를 마주칠 때마다 존슨 총리는 그것이 없어지기를 바라거나 비난하기만 한다"고 말했다.
브렉시트와 관련해 그는 유럽연합(EU)에 남느냐 탈퇴하느냐 하는 논쟁은 "이미 끝났다"면서 "총리는 계속해서 (EU와 미래관계 협상을) 합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디언은 검찰총장 출신으로 기사 작위(knighthood)에 오른 스타머 대표가 연설 내내 애국심을 강조하는 한편, 존슨 총리와 달리 자신이 정의와 법치를 수호하고, 테러범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보호를 위해 헌신해온 점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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