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는 의료진을 돕기 위해 불편한 몸으로 575억원을 모금한 영국 100세 노병의 이야기가 영화로 제작된다.
23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로 최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톰 무어(100) 경은 자신의 인생 역정에 대한 판권 계약을 한 영화 제작사와 체결했다.
무어 경은 "백 살 먹은 배우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나이를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면 마이클 케인이나 앤서니 홉킨스가 (자신을) 훌륭하게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어 경은 이달 초 자서전을 출간하는 한편 자선단체도 설립했다.
그의 일생을 다룬 영화는 내년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는 가족과의 관계, 군 복무 경험, 전쟁 중에 겪었던 슬픔과 공포 등을 두루 다룰 예정이다.
특히 오랜 기간 피부암으로 고생하고, 엉덩이 골절로 다시는 걷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99세의 나이에 트레드밀을 주문하고 재활을 시작한 그의 의지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무어 경은 지난 4월 100번째 생일을 앞두고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의료진을 위해 모금하기로 했다. 엉덩이 골절과 암 치료를 헌신적으로 도왔던 NHS에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다.
그는 1천 파운드(약 150원) 모금을 목표로 보행 보조기에 의존해 집 뒤 25m 길이의 정원을 100바퀴 걷기로 했다.
마침내 100바퀴 결승선에 이르기 직전 "지금 힘들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에게 햇살은 다시 당신에게 비추고 구름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어 경의 소식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150만명이 기부에 동참, 모금액은 무려 3천890만 파운드(약 575억원)에 이르렀다.
이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윈저성에서 기사 작위를 수여했고, 예비역 육군 대위였던 그는 '명예 대령'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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