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샵 아프리카] 이란의 미국 대사 암살기획설 무대 된 남아공
미국 대사관저 경계 '삼엄'…진실 오리무중 속 치안불안도 배경 한몫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최근 미국과 이란의 대치 무대가 돌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됐다.
이란의 남아공 주재 미국 대사 암살 기획설 보도가 그것이다.
미국-이란 대결과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나라가 갑자기 비중있게 거론되다 보니 좀 뜬금없다는 생각도 든다.
사건의 발단은 올 1월 초 미국의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암살이다.
이후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탄도 미사일 공격을 가해 미군 수십명이 다쳤다.
일단락된 듯싶은 이 사건은 미 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이란이 솔레이마니의 원수를 갚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라나 마크스 남아공 주재 미 대사를 암살하려 한다는 지난 13일자 미 언론 보도로 다시 불거져 나왔다.
이란은 반(反) 이란 공작을 위한 '날조'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일이 벌어질 경우 천배로 보복하겠다고 특유의 과장법을 써가며 경고했다.
그러자 현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솔레이마니 살해와 직간접으로 연루된 미국 인사들에 대한 보복을 거듭 다짐하면서, 기껏해야 마크스 대사 같은 여자를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미국과 이란의 고공전 속에 남아공의 국가정보원 격인 국가안전청은 사안에 관심을 보이면서 조사 결과, 암살 기획설을 뒷받침만 할 만한 충분한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단, 미국이 추가 정보를 제공하면 사안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내비쳤다.
주권국가인 남아공으로선 자기 땅에서 외교관을 살해하려고 한다는 얘기가 달가울 리 없다.
첩보세계의 성격상 암살기획설의 진실은 현재로선 오리무중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낮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의 미 대사관저를 차로 직접 둘러보니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한 명이 문 앞 감시 카메라를 손질하고 있었다.
또 평소 눈에 띄지 않던 사설보안업체 차량도 근처에 대기하고 있었다.
이번 암살 기획설로 미 대사관저의 보안도 한층 강화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모습이다.
왠지 이전과 달리 다소 삼엄한 분위기도 느껴졌다.
관저의 주인공이자 암살 검토 대상으로 부각된 마크스(66) 미 대사는 원래 남아공 태생으로 부친은 북유럽 발트해 국가 리투아니아에서 온 유대인 사업가이다.
파리오픈에도 출전했다고 하는 테니스 선수 출신으로 정신과 의사인 남편과 함께 북대서양 영국령 버뮤다로 살러 갔다.
그러나 남아공에서 데려온 가사 도우미 서류 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마크스 부부는 혐의가 벗겨지긴 했지만 계속되는 논란 속에 플로리다 팜비치로 건너가 미국 시민권자가 됐다.
그는 팜비치에서 트럼프 소유인 마러라고 리조트의 고급 회원이 되고 20년 이상 트럼프와 친분을 이어가 결국 대사까지 됐다는 특혜 의혹을 받았다.
그는 그러나 미 상원의 대사 인준 과정에서 자신이 남아공 이스트런던 출신으로 현지 백인토착어인 아프리칸스어와 흑인 부족어인 코사어를 할 줄 알고 현지 정치사회 맥락을 잘 이해하는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명 여배우들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선보인 최고가의 악어가죽 핸드백 회사 경영자로도 알려져있다.
또 영국의 고(故) 다이애나비와 친분이 있어 당초 1997년 8월 자신과 다이애나비가 이탈리아 여행을 하기로 예정돼 있다가 자신의 아버지가 세상을 뜨는 바람에 여행을 취소한 뒤, 다이애나비가 남자 친구 도디 파예드와 파리 여행 중 그달 31일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애석해하기도 했다.
그는 약 3년 만의 남아공 주재 미국 대사 공백 끝에 프리토리아에 올 1월 말 부임해서 자기 아들을 연설문 비서로 데려온 점이 눈에 띄었다고 한 외교 소식통이 23일 밝혔다.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쓴 것과 비슷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아공의 치안이 허술하고 안 좋은 것도 암살 기획설의 한 배경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란 신임 대사도 남아공에 진즉 부임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아직 신임장을 제정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미국 대사관저 경계 '삼엄'…진실 오리무중 속 치안불안도 배경 한몫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최근 미국과 이란의 대치 무대가 돌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됐다.
이란의 남아공 주재 미국 대사 암살 기획설 보도가 그것이다.
미국-이란 대결과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나라가 갑자기 비중있게 거론되다 보니 좀 뜬금없다는 생각도 든다.
사건의 발단은 올 1월 초 미국의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암살이다.
이후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탄도 미사일 공격을 가해 미군 수십명이 다쳤다.
일단락된 듯싶은 이 사건은 미 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이란이 솔레이마니의 원수를 갚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라나 마크스 남아공 주재 미 대사를 암살하려 한다는 지난 13일자 미 언론 보도로 다시 불거져 나왔다.
이란은 반(反) 이란 공작을 위한 '날조'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일이 벌어질 경우 천배로 보복하겠다고 특유의 과장법을 써가며 경고했다.
그러자 현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솔레이마니 살해와 직간접으로 연루된 미국 인사들에 대한 보복을 거듭 다짐하면서, 기껏해야 마크스 대사 같은 여자를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미국과 이란의 고공전 속에 남아공의 국가정보원 격인 국가안전청은 사안에 관심을 보이면서 조사 결과, 암살 기획설을 뒷받침만 할 만한 충분한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단, 미국이 추가 정보를 제공하면 사안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내비쳤다.
주권국가인 남아공으로선 자기 땅에서 외교관을 살해하려고 한다는 얘기가 달가울 리 없다.
첩보세계의 성격상 암살기획설의 진실은 현재로선 오리무중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낮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의 미 대사관저를 차로 직접 둘러보니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한 명이 문 앞 감시 카메라를 손질하고 있었다.
또 평소 눈에 띄지 않던 사설보안업체 차량도 근처에 대기하고 있었다.
이번 암살 기획설로 미 대사관저의 보안도 한층 강화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모습이다.
왠지 이전과 달리 다소 삼엄한 분위기도 느껴졌다.
관저의 주인공이자 암살 검토 대상으로 부각된 마크스(66) 미 대사는 원래 남아공 태생으로 부친은 북유럽 발트해 국가 리투아니아에서 온 유대인 사업가이다.
파리오픈에도 출전했다고 하는 테니스 선수 출신으로 정신과 의사인 남편과 함께 북대서양 영국령 버뮤다로 살러 갔다.
그러나 남아공에서 데려온 가사 도우미 서류 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마크스 부부는 혐의가 벗겨지긴 했지만 계속되는 논란 속에 플로리다 팜비치로 건너가 미국 시민권자가 됐다.
그는 팜비치에서 트럼프 소유인 마러라고 리조트의 고급 회원이 되고 20년 이상 트럼프와 친분을 이어가 결국 대사까지 됐다는 특혜 의혹을 받았다.
그는 그러나 미 상원의 대사 인준 과정에서 자신이 남아공 이스트런던 출신으로 현지 백인토착어인 아프리칸스어와 흑인 부족어인 코사어를 할 줄 알고 현지 정치사회 맥락을 잘 이해하는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명 여배우들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선보인 최고가의 악어가죽 핸드백 회사 경영자로도 알려져있다.
또 영국의 고(故) 다이애나비와 친분이 있어 당초 1997년 8월 자신과 다이애나비가 이탈리아 여행을 하기로 예정돼 있다가 자신의 아버지가 세상을 뜨는 바람에 여행을 취소한 뒤, 다이애나비가 남자 친구 도디 파예드와 파리 여행 중 그달 31일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애석해하기도 했다.
그는 약 3년 만의 남아공 주재 미국 대사 공백 끝에 프리토리아에 올 1월 말 부임해서 자기 아들을 연설문 비서로 데려온 점이 눈에 띄었다고 한 외교 소식통이 23일 밝혔다.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쓴 것과 비슷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아공의 치안이 허술하고 안 좋은 것도 암살 기획설의 한 배경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란 신임 대사도 남아공에 진즉 부임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아직 신임장을 제정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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