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문제로 궁지 몰린 팔레스타인, 통합정부 구성할지 주목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팔레스타인의 양대 정파인 파타와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선거를 같이 치르기로 합의했다고 AFP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요르단강 서안의 파타를 이끄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과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팔레스타인 총선과 대선을 6개월 내 치른다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양측 관리들이 전했다.
파타와 하마스가 합의를 이행할 경우 약 15년 만에 팔레스타인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신화통신은 파타와 하마스가 올해 말까지 대선과 총선을 치른다는 원칙에 합의했다며 최종 합의는 10월 1일 전까지 아바스 수반이 주재하는 온라인 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는 하마스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파타와 하마스 지도자들은 21∼23일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만나 통합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의 선거 합의는 이스라엘의 합병 위협,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들의 수교 합의 등 대외 과제에 맞서 팔레스타인인들의 단합을 모색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파타와 하마스는 올해 7월 2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합병 계획에 대한 대응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일명 '6일 전쟁')을 계기로 점령한 지역이다.
이스라엘의 우파 지도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부터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과 요르단계곡을 합병하겠다고 강조해왔다.
또 걸프지역 아랍국가 아랍에미리트(UAE) 및 바레인은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정에 각각 서명했다.
이로써 1948년 건국한 이스라엘이 수교에 합의한 아랍국가는 이집트, 요르단에 이어 4개국으로 늘었다.
아랍권 국가들이 잇달아 이스라엘과 손을 잡으면서 이스라엘과 맞서온 팔레스타인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팔레스타인 입장에서 정파 간 분열과 대립을 끝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파타는 이스라엘에 온건한 세력으로 요르단강 서안의 일부 지역을 관할하며 팔레스타인자치정부를 주도하고 있다.
반면 하마스는 2007년부터 지중해 연안 가자지구에서 파타 세력을 몰아내고 독자적으로 통치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을 상대로는 무력충돌 등 강경한 노선을 펴왔다.
파타와 하마스는 7년간 분열 끝에 2014년 6월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을 통치할 통합정부 구성을 발표했지만 극심한 내분으로 와해했다.
양측은 2017년 10월 이집트 중재로 다시 정치적 통합에 합의한 뒤에도 통합정부 구성에 난항을 겪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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