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측근 요식업자가 제기한 민사소송 관련"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독극물 중독 증세로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러시아 내 자산이 민사소송과 관련해 압류됐다고 그의 변호사가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슈는 이날 모스크바 남동쪽 마리이노 지역에 있는 나발니의 아파트가 압류됐다고 전했다.
야르미슈는 "집달관들이 나발니의 집에 압류 딱지를 붙였다. 이는 (러시아 재벌) 예브게니 프리고쥔이 소유한 요식업체 '모스크바 학교'가 제기한 소송에 따른 것이다"고 설명했다.
나발니의 은행 계좌도 동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모스크바 중재법원은 초중고 학교들에 급식을 제공하는 프리고쥔의 '모스크바 학교'가 나발니와 그가 운영하는 반부패재단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고 나발니 측에 8천800만 루블(약 13억4천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이 업체는 어린이들을 위한 급식을 만드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나발니와 반부패재단의 고발 보도로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프리고쥔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현지 요식업 재벌이다.
나발니 재산 압류는 그가 독극물 중독증으로 독일 베를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한 뒤 회복 중인 가운데 이루어졌다.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 안에서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져 러시아 병원을 거쳐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으로 이송돼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입원 32일 만인 이달 23일 퇴원했다.
그는 의식을 회복하고 말을 하며 스스로 거동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지만, 완치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건 직후 나발니 측은 그가 독극물 공격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처음으로 그를 치료한 러시아 병원과 당국은 나발니에게서 독극물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 2일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군사용으로 개발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노출됐다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거"가 나왔다고 밝혔으나 러시아 당국은 그의 중독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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