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의 '미스 베네수엘라'…관중 없이 1명씩 사전녹화

입력 2020-09-25 01:19  

코로나19 시대의 '미스 베네수엘라'…관중 없이 1명씩 사전녹화
'미인대회 강국' 베네수엘라, 코로나19에 처음으로 생방송 포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인대회 강국'인 베네수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계속되는 경제 위기 속에서도 어김없이 미스 베네수엘라 선발대회를 개최한다.
그러나 올해는 관중의 뜨거운 환호도, 참가자들이 한 무대에 나란히 서는 일도, 참가자들의 사전 합숙도 없다.
24일(현지시간) 저녁 방송될 제67회 미스 베네수엘라 선발대회는 처음으로 생방송이 아닌 사전 녹화로 진행된다고 AP·EFE통신이 보도했다.
남미 베네수엘라는 잘 알려진 '미인의 나라'다.
지금까지 미스 유니버스 우승자 7명, 미스 월드 6명, 미스 인터내셔널 7명을 배출했다.
아름다움을 바탕으로 빈곤에서 벗어나고 신분 상승을 이루려는 여성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미인대회 산업'은 베네수엘라의 주요 산업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미인대회에 대한 대중적 인기도 여전히 높다.

올해 본선에 진출한 22명은 합숙 대신 6개월간 온라인으로 사전 교육을 받았다.
베네수엘라의 열악한 전기와 인터넷 상황 속에서도 일주일에 세 번 강사로부터 메이크업이나 워킹, 스피치 등을 교육받고 집에서 각자 연습했다.
훈련을 마친 후엔 1명씩 스튜디오로 나와 사전 녹화를 했다. 따로따로 무대를 행진하고 인터뷰를 한 후 참가자들이 함께 서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영상을 편집해 방송할 예정이다.
지난주 심사위원 인터뷰까지 마쳐 수상자가 가려졌지만, 참가자들은 아직 결과를 알지 못한다. 24일 집에서 각자 방송을 보면서 시청자들과 동시에 결과를 접하게 된다.
22명 모두 자신이 우승한 것을 가정하고 기뻐하는 영상을 미리 녹화했다. 다만 우승자 왕관을 쓰는 것은 결과가 공개된 뒤 25일 진짜 우승자만 할 수 있다. 주최 측은 왕관을 전달받는 영상을 따로 녹화해 방송할 예정이다.

올해 참가자들은 18세부터 26세까지로, 의사, 변호사, 언론인, 교사, 전 해군 사관생도까지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사전 교육 과정에서 격리를 위반한 참가자와 학업을 위해 출전을 포기한 참가자가 낙마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참가자들의 신체 사이즈를 공개하지 않는다. 여성 외모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는 취지다.
관중 없는 사전녹화 방식의 대회가 예년과 같은 긴장감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지만 주최 측은 생생한 감정은 그대로 전달될 것이라고 말한다.
1985년 미스 인터내셔널이자 이번 대회 운영자인 니나 시실리아는 AP에 "팬데믹과 격리 상황 속에서 보통의 방식으로는 대회를 치를 수 없었다. 가용 자원과 기회에 맞춰 조정해야 했다"며 "우리의 목적은 언제나 우리의 여왕, 미스 베네수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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