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외국 어선 400척 감시"…싹쓸이 우려 속 미중 신경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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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갈라파고스 제도 부근에서 여러 달 동안 조업한 대규모 중국 어선단이 태평양에서 남하하며 조업을 이어가 주변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페루 해군은 자국 해역 인근에 있는 외국 어선 400척을 감시하고 있다고 EFE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부분 중국 국적인 이들 어선은 페루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바깥에 위치해 있다고 해군은 전했다. 당국은 어선들이 페루 해역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경비정을 배치했다.
이 어선들은 6월부터 최근까지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제도 근처에서 대규모로 조업해왔다.
공해상 조업은 불법이 아니지만 예년보다도 늘어난 엄청난 어선단 규모가 해양 생태계 파괴 우려를 불러왔다. 중국 어선은 영해 침입의 전력도 있다.
환경단체들은 중국 어선단이 갈라파고스에 서식하는 희귀 어종을 포함해 인근 어류를 싹쓸이할 수 있다고 반발했고 미국 정부까지 나서 비판한 바 있다.
중국 정부가 정한 9∼11월 금어기에 접어들고도 떠나지 않던 배들은 최근 서서히 남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루 수산업 관계자는 배들이 오징어를 따라 남하하고 있다며 페루를 지나 칠레, 아르헨티나 인근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다고 페루 안디나통신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어선 한 척당 평균 300t을 저장할 수 있다며 400척이 대략 10일간 12만t을 잡은 후 모선(母船)에 옮겨 싣는 방식으로 조업한다고 추정했다.
페루 일간 엘코메르시오는 2016년부터 외국 선박들이 페루 인근에서 대왕오징어를 잡고 있다며, 공해상 조업이라고 해도 페루 수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엘코메르시오는 어선 중엔 스페인, 대만, 한국 선박도 있지만 대부분 중국 배라고 설명했다.
중국 어선단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도 이어졌다.
페루 주재 미국대사관은 지난 22일 트위터에 "주의! 중국 깃발을 단 300척 넘는 배들이 페루 앞에 있다"며 이들이 위치 추적 장치를 끄고 조업한 전력이 있음을 지적했다.
대사관은 "어류 남획은 생태계와 경제에 엄청난 해를 가져올 수 있다"며 "페루는 이 같은 손실을 용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곧바로 페루 주재 중국대사관도 트위터에 "우리는 수산회사들에 국제법과 페루의 규정을 준수하고 공해상에서만 조업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페루 국민이 거짓 정보에 속지 않길 바란다"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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