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에서 위구르족 지우기…모스크 8천500개 파괴"

입력 2020-09-26 17:05  

"중국, 신장에서 위구르족 지우기…모스크 8천500개 파괴"
호주 싱크탱크 주장…"문화혁명 후 전례 없는 말살"
민족개조 시도 의심…중국 "미국 돈 받고 헛소리" 일축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중국이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소수민족 문화를 억압하려고 이슬람 사원을 대거 파괴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호주 싱크탱크인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2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당국이 2017년 이후 신장에서 모스크(이슬람 사원) 8천500개 정도를 없애고 7천500개 정도에 손상을 입혔다고 분석했다.
파괴된 이들 모스크는 중국 정부 통계로 따질 때 신장에 있는 전체 모스크의 3분의 2 정도에 달한다.
분석을 주도한 연구원 네이선 루서는 "문화혁명 후 전례가 없는 완파와 말살 공세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ASIP는 신장 지역에 있는 사원, 묘지, 성지의 변화를 과거와 현재 위성사진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파악했다.
중국 당국이 신장 출입이나 정보 유출을 통제하기 때문에 그런 변화는 외부인들이 직접 파악하기 어렵다.

ASPI는 "중국 정부의 문화유산 파괴 목적은 위구르족을 의미하는 것들을 지우고다시 쓰는 데 있다"고 보고서에서 주장했다.
무슬림 소수민족인 위구르를 겨냥한 중국의 과격한 통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서방에서 논란이 돼왔다.
NYT는 사원 파괴는 신장의 위구르족, 카자흐인, 다른 중앙아시아 민족들을 중국 공산당의 충성스러운 추종자로 바꾸려는 조직적 운동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이 신장에서 무슬림 수십만명을 집단수용소에 감금해 재교육하려고 했다는 정황과 이번 조치가 같은 동질화 공세라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는 1990년대 들어 신장의 모스크 확산과 재건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순례자들이 모이는 것을 '통제되지 않는 종교적 열의' 또는 '극단주의 준동'으로 보던 차에 반정부 테러가 발생하자 예민해졌다.

중국 당국이 파괴한 것으로 분석된 이슬람 시설에는 위구르족의 역사전통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것들도 포함됐다.
위구르의 다채로운 이슬람 전통이 잘 나타나는 문화재도 있고 순례자들이 몇주씩 여행해가며 찾는 성지들도 있다.
영국 런던대의 위구르 문화 전문가인 레이철 해리스는 "모든 면에서 위구르 민족의 유산이며 그 땅의 유적들이 의도적으로 파괴되고 있는 것"이라고 사태를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모스크의 보호와 보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ASPI 보고서에 담긴 주장을 "완전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중국 관리들은 ASPI가 중국을 악의적으로 비방한다며 이 단체가 미국 정부에서 재정지원을 받는다는 점을 보고서 편향성의 증거로 지목했다.
그러나 ASPI는 중국 정부의 주장을 부인하며 이번 연구가 재정지원과는 아무 상관이 없이 독립적으로 수행됐다고 항변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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