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반대에도 상원 인준 전망 강해…대선 표심에 변수로 작용할듯
임명시 대법관 보수 6명, 진보 3명…'보수 절대우위'로 변모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 연방대법관의 후임에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법 판사를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배럿 판사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배럿을 대법관으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배럿은 상원의 인사청문회 등 인준 절차를 거쳐야 대법관에 임명될 수 있다.
민주당은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긴즈버그의 후임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관철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인준 절차를 최대한 늦추는 지연 전술 등 배럿 저지를 위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지만 공화당이 상원 다수석을 점해 인준안 통과를 막긴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상원 의석은 공화당 53석,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 47석이다.
로이터통신은 "민주당은 가능한 한 인준 절차를 어렵게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공화당이 상원을 지배하고 있어 인준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10월 셋째 주에 배럿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 뒤 10월 29일 이전에 인준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을 갖고 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특히 미국은 11월 3일 대선을 치를 예정이어서 인준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간 갈등은 선거전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48세의 배럿 판사는 고 안토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서기 출신으로, 모교인 노터데임대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배럿은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 성향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브랫 캐버노 판사를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할 때 마지막까지 후보군에 있었던 인물로 알려졌다.
배럿 판사가 대법관에 취임하면 역대 5번째 여성 대법관이자 1991년 43세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이래 두 번째로 젊은 대법관이 탄생하는 것이 된다.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린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에 보수 성향인 배럿 판사가 임명될 경우 연방대법관의 이념적 분포는 보수 6명, 진보 3명의 보수 절대우위로 바뀐다.
낙태, 총기규제, 의료보험 등 주요 사안에서 보수적 성향의 판결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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