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 군용기들이 최근 잇따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넘나들면서 양안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군 정찰기가 중국 영해기선에서 88km 떨어진 해역까지 접근하는 등 대(對) 중국 정찰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드러나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빈과일보 등 대만 언론은 27일 중국 베이징(北京)대 싱크탱크 '남중국해 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을 인용해 전날 오전 9시께 미 해군 정찰기 EP-3E가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과 푸젠(福建)성 연안을 따라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EP-3E 정찰기는 특히 푸젠성과 가까운 광둥성 인근 지역을 비행할 때에는 중국 영해기선에서 47.81해리(약 88.54km) 떨어진 해역까지 가까이 접근한 뒤 남중국해로 날아갔다고 대만 매체들은 덧붙였다.
이어 미군 대잠 초계기 P-8A(포세이돈)가 대만 남부 공역을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빈과일보는 P-8A가 대만 남부지역 상공을 비행할 당시 미 공군 공중급유기 KC-135 한 대도 인근 상공을 날고 있었다면서 미군의 대만해협 주변 정보 수집 활동이 정례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보다 앞서 전날 오전 7시 44분께에는 중국군 군용기가 대만 서남부 공역에 출현해 대만 전투기가 긴급 대응 출격했다. 새벽에는 쿵징(空警·KJ)-500 조기경보기가 대만해협과 가까운 광둥성 산터우(汕頭) 외해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선회비행을 계속한 모습이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포착됐다.
한편 대만군은 최근 양안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공군작전지휘부의 부지휘관 계급을 소장에서 중장으로 승격시키는 등 군 대응편제를 확대 개편키로 했다고 대만언론이 보도했다.
빈과일보는 지난 14일부터 닷새간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한광(漢光)' 36호 훈련의 일환으로 실시된 지휘소 훈련(CPX)에서 대만 국방부가 처음으로 중국군의 병력에 제한을 두지 않고 현황에 맞춰 대만 비대칭전력의 대응 시뮬레이션을 점검했다고 전했다.
한광 훈련은 대만군이 중국군의 무력 침공을 가정해 방어와 격퇴 역량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1984년부터 해마다 실시하고 있는 대규모 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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