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대선 부정과 공식 취임에 항의하는 야권의 저항 시위가 50일째 이어졌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일요일인 27일(현지시간) 수도 민스크에서는 10만명 이상이 거리로 나와 가두행진을 벌이며 지난달 대선 이후 계속되고 있는 야권의 저항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 참가자들은 시내 '민스크 영웅 도시' 광장과 '승리 광장' 등에 집결해 주요 도로를 따라 가두행진을 펼쳤다.
경찰과 보안요원들은 시위 참가자 수백명을 체포해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인권단체 '베스나'(봄)는 약 340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민스크 외에 동남부 도시 고멜과 동부 도시 모길표프 등의 지방 도시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내무부는 그러나 지난 주말 때보다 시위 참가자 수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에선 지난달 9일 대선에서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저항 시위가 주말마다 계속되고 있다.
공식 개표에서 10%를 득표한 여성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실제론 자신이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이웃 국가 리투아니아로 몸을 피해 저항 운동을 이끌고 있다.
야권은 루카셴코가 자진해서 사퇴하고 재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서방도 야권을 지지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퇴진·재선거 불가 입장을 밝힌 루카셴코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서 이달 중순 러시아를 방문한 루카셴코 대통령과 회담하고 벨라루스에 대한 군사·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루카셴코는 자국 내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지난 23일 전격적으로 대통령에 공식 취임해 6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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