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서비스업·제조업 각각 1.0%↓…긴 장마에 건설도 7.1%↓
정부 "그간 경제 회복세 제약…9월 지표도 불확실성 높아"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차지연 곽민서 정수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역대 최장 장마로 8월 실물경제가 석 달 만에 다시 악화했다.
서비스업과 제조업 생산이 함께 감소 전환한 가운데 건설업도 큰 폭으로 줄었다. 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된 소비만 반등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한 대가로 힘겹게 얻은 경기 회복세를 상당 부분 원점으로 돌리는 모습이다.
◇ 산업생산 0.9%↓…제조업·서비스업 모두 1.0% 줄어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9% 감소, 5월(-1.2%) 이후 3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6월(4.1%)과 7월(0.1%)에는 플러스(+)였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서비스업 생산 감소 영향이 컸다. 서비스업 생산은 -1.0% 줄었는데 5개월 만의 감소다.
코로나19 첫 확산 때인 2월(-3.5%)과 3월(-4.4%) 감소했다가 4월(0.4%), 5월(2.4%), 6월(2.2%), 7월(0.3%) 등 넉 달 연속 늘었으나 8월 다시 꺾인 것이다.
숙박·음식점(-7.9%), 예술·스포츠·여가(-8.6%) 부문이 특히 부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 격상에 국민의 야외활동이 줄어들면서 이들 업종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광공업 생산도 0.7% 줄었다. 5월(-7.0%) 이후 3개월 만의 감소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면서 수출이 좀처럼 회복 기조로 돌아오지 못하는 탓이다.
식료품(-7.3%), 자동차(-4.1%), 기계장비(-3.8%) 등에서 줄었고, 반도체(4.0%), 1차 금속(4.5%) 등은 늘었다.
◇ 소비 3.0%↑…"7월 내렸던 기저효과 영향"
8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한 달 전보다 3.0% 늘었다.
소매판매액은 4월(5.3%), 5월(4.6%), 6월(2.3%) 등 3개월 연속으로 늘다가 7월 6.0% 줄어들면서 조정을 받은 뒤 8월 다시 반등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매판매액이 6월까지 계속 증가하다가 7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 종료 등과 그동안 많이 올랐던 영향으로 감소했는데, 그 기저효과로 8월에는 거꾸로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긴 장마에 건조기와 같은 제품이 많이 팔린 데다 가전 구매 환급제 종료 효과가 겹치면서 가전제품 등 내구재(12.7%) 판매가 늘어난 부분도 있었다. 8월 가전제품 소매판매지수(197.7)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5년 이래 최고다.
안 심의관은 "소매판매액은 전월비 3.0% 올랐는데 전년동월비로도 0.3% 올랐다"며 "소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동행지수·선행지수 상승…"재확산 전 조사 수치 포함"
설비투자는 한 달 전보다 4.4% 줄었다. 기계류(-5.8%)와 선박 등 운송장비(-0.2%) 투자가 모두 줄어들어서다.
건설업체가 실제 시공한 실적인 건설기성은 건축(-6.5%) 및 토목(-8.5%)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보다 7.1% 감소했다. 역대 최장기간에 걸친 장마로 조업일수가 부족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4포인트,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6포인트 올랐다. 다만 선행지수 구성 지표 중 경제심리지수는 8월 중순 코로나19 재확산 이전에 조사한 수치라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안 심의관은 "코로나19가 8월 중순부터 9월에 걸쳐 재확산됐는데, 그 충격은 8월 통계에 일부 반영됐고 9월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9월 중순부터는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통제되고 있어 9월 지표도 8월과 비슷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날씨 요인 등으로 생산·투자가 감소하는 등 그간의 회복세가 다소 제약받는 모습"이라면서 "코로나19 확산세와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9월에도 지속된 만큼 향후 지표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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