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 알렉시예비치, 벨라루스 떠나 독일로

입력 2020-09-2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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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알렉시예비치, 벨라루스 떠나 독일로
"해외 도피 아냐, 개인 일정 때문…곧 귀국일 잡을 것"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옛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소국 벨라루스에서 대선 불복 시위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야권 인사 중 1명인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72)가 독일로 가기 위해 벨라루스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AFP, dpa 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시예비치는 벨라루스 국영 항공사 벨라비아가 운항하는 비행기를 타고 독일로 떠났다.
그의 대변인은 현지 독립 뉴스 포털사이트 '툿바이'(tut.by)를 통해 "알렉시예비치는 스웨덴과 시칠리아에서 각각 열리는 도서 전시회 및 시상식에 참가할 예정"이라면서 정부의 탄압을 피해 떠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벨라루스 내 상황과 알렉시예비치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귀국 시기를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구체적으로 언제 벨라루스를 떠났고, 독일 어느 지역에 머물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알렉시예비치는 벨라루스 당국이 정권 찬탈을 도모하는 불법 단체로 규정한 야권의 '조정위원회' 임원을 맡아왔다.

야권 대선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8)를 중심으로 평화적 정권 이양을 위해 구성된 이 조정위원회의 간부 7명 중 6명이 정권 찬탈 혐의를 뒤집어쓰고 당국에 체포되거나 해외로 도피하면서 이제는 알렉시예비치만 남게 됐다.
그는 비록 고령인 데다 지병이 있어 위원회 활동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반정부 운동의 상징적 인사로서 역할이 컸다.
지난달 말 알렉시예비치는 조정위원회의 간부라는 이유로 민스크의 수사위원회에 출석해 약 40분간 조사받기도 했다.
알렉시예비치의 지인은 "그가 한 달 안에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귀국한 후에도 반정부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26년간 철권통치를 이어온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6) 대통령은 대규모 선거부정 의혹으로 야권의 저항운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23일 6기 취임을 강행했다.
이에 미국, 독일, 영국,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은 루카셴코를 합법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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