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팀, 잠수함 탐사…북유럽 정부 "다큐멘터리 내용 조사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1994년 핀란드 앞바다에서 침몰한 뒤 깊은 바닷속에 잠겨 있던 에스토니아호의 선체에서 커다란 구멍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852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유럽 최대 해양사고로 기록된 에스토니아호 침몰 사고의 원인이 규명될지 주목된다.
AFP통신은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 디스커버리 제작진이 해저에 침몰한 에스토니아호 선체에서 길이 4m에 달하는 커다란 구멍을 발견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멍을 발견했다고 밝힌 다큐멘터리 제작진과 생존자들은 이 구멍이 참사의 원인을 밝혀줄 새로운 증거라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관련 영상을 이용해 '에스토니아, 모든 것을 바꾸는 발견'이라는 제목의 5부작 다큐멘터리를 이날 스트리밍 서비스로 공개했다.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전문가들은 "구멍의 크기는 사고 당시 엄청난 외력이 있었음을 증명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생존자 카를 에릭 라인탐은 인터뷰를 통해 "사고 당시 '쾅' 하는 큰 소리를 들었고, 배 옆에서 커다란 하얀색 물체를 봤다"며 "나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다른 진실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 선적의 배수량 1만5천t짜리 여객선 에스토니아호는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출발해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가던 중 발트해에서 악천후를 만나 1994년 9월 27일 밤과 28일 새벽 사이 핀란드 앞바다에 침몰했다.
당시 사고로 승선했던 989명 중 852명이 숨졌는데 사망자는 스웨덴인이 501명으로 가장 많았다.
스웨덴 정부는 침몰한 에스토니아호 위치가 수심 84m로 깊은 데다 인양 중 시신 훼손 등 가능성을 고려해 인양을 포기했다.
1997년 마무리된 핀란드·스웨덴·에스토니아의 합동 조사에서는 선수 쪽 출입문 잠금장치 고장이 사고원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핀란드·스웨덴·에스토니아 외무부 장관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다큐멘터리에 나온 새로운 정보들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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