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8 방식 12주간 관측…감량 차이 미미하고 근 손실 많아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하루에 16시간 금식하고 나머지 시간에 식사하는 방식의 간헐적 단식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 경제 매체 CNBC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심장 전문의인 이선 바이스 박사가 주도한 이번 실험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저널(JAMA) 내과학회지 온라인판에도 이날 게재됐다.
실험은 과체중이나 비만 상태의 미국 성인 남녀 116명을 선발, 간헐적 단식 그룹(실험집단)과 비교 대상인 통제 집단으로 나눠 지난해 12주간에 걸쳐 몸무게와 근육량 등의 변화를 확인,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간헐적 단식 그룹은 아침을 굶는 방식으로 전날 저녁 8시부터 다음날 낮 12시까지 16시간 금식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자율적으로 식사하도록 했으며 통제 집단은 일반인들처럼 하루 3끼를 챙겨 먹게 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나눠준 디지털 체중계를 통해 매일 온라인으로 몸무게 측정치를 받아봤다.
특히 실험실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이내 거리에 사는 50명은 주기적으로 실험실로 들러 근육량 등도 측정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간헐적 단식 그룹은 평균 체중이 0.94㎏ 줄었고 통제 집단은 0.68㎏ 감소했다.
두 그룹간 체중 감량 차이는 0.26㎏으로 통계적으로 "중대한 차이는 못 된다"는 게 연구팀의 평가다.
게다가 간헐적 단식 그룹이 감량한 몸무게 중 65%가량은 근육량 손실에 따른 것으로, 통제 집단보다 근육량 손실이 더 컸다.
근육은 신진대사 향상 등 건강에 중요할 뿐만 아니라 감량 뒤 다시 살이 찌는 요요 현상을 막는 데도 긴요하다.
결국 연구팀은 실험 결과 이런 방식의 간헐적 단식이 잘 작동되는 감량 전술이라고 볼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간헐적 단식은 여러 방법이 있으나 하루에 16시간만 식사를 제한하는 이른바 '16대 8'의 시간제한형 방식이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다.
수년간 이 방법으로 감량 효과를 본 바이스 박사는 "내가 해온 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겠다는 희망으로 이 실험에 나섰으나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지금은 "시간제한형 식사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CNBC와 NYT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연구들은 간헐적 단식이 감량을 촉진하고 신진대사도 향상시킨다는 점을 시사했지만 대부분 연구가 생쥐 등 동물 실험이었고 인체 실험은 대상이나 기간이 제한적이어서 아직은 증거가 희박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간헐적 단식은 유명인들의 성공담까지 더해지면서 감량 방법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예컨대 CNBC는 '몸짱' 배우로도 유명한 휴 잭맨, 여배우 제니퍼 애니스턴, 트위터의 최고경영자(CEO)인 잭 도시 등도 간헐적 단식의 팬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배우 한고은, 가수 홍진영 등 수많은 연예인이 간헐적 단식의 성공담을 말해왔다.
물론 이번 실험 결과만 보고 간헐적 단식의 효과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실험은 아침을 굶는 16대 8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저녁을 굶는 16대 8 방식이나 격일제 등 간헐적 단식 방법도 여러 종류가 있는 데다 실험 기간이 너무 짧다는 지적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다행이라면 앞으로 간헐적 단식의 효과에 대한 다른 연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미 일리노이대 영양학 전공 교수인 크리스타 배러디는 "간헐적 단식이 인기가 있음에도 연구물은 매우 적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조만간 1년짜리 연구를 시작할 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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