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규제에 허점…파충류가 생물다양성 위기 다음 희생양 될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현재 지구상에 알려진 모든 파충류 종(種) 가운데 36%가량이 온라인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과학원 시솽반나열대식물원 앨리스 휴즈 박사팀은 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서 자동 웹 검색을 이용해 2000~2019년 세계 파충류 온라인 거래를 조사한 결과 알려진 파충류 종의 36%인 3천943종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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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과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 관리국의 '법 집행 관리 정보 시스템'(LEMIS)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거래된 파충류 종의 79%는 CITES 적용을 받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파충류 판매 사이트 150개를 5개 언어로 된 파충류 1만1천50종의 학명과 일반명 6만4천342개로 검색해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파충류들을 파악했다.
그 결과 2만3천970개 웹페이지에서 파충류 종과 관련된 단어 30만3천403개가 검색됐으며 이 가운데 중복된 것을 제외하면 실제로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파충류는 현재 알려진 파충류 1만1천50종의 35.7%인 3천943종으로 집계됐다.
거래된 파충류 종의 약 90%와 거래된 전체 개체 수의 절반은 야생에서 포획됐으며, 이 중에는 얼룩무늬 망토거북이나 세이셸 호랑이 카멜레온 같은 멸종 위기에 처해있거나 서식지가 한정된 종들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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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파충류 거래 지역을 분석한 결과, 멸종 위기 파충류들을 주로 공급하는 국가는 베트남이며 이들을 구매하는 주요 소비 시장은 유럽과 북아메리카 지역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야생생물 거래를 규제하려는 국제적인 노력에 허점이 존재하며 이로 인해 수많은 종이 감시망 밖에서 거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드러난 규제를 받지 않는 합법적 파충류 거래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서식지가 특정 지역에 제한된 파충류들이 생물다양성 위기의 다음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며 거래 허가 전에 해당 파충류의 지속가능성 증명을 의무화하는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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