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보다는 집, 친구 대신 가족이나 혼자…회식 술자리 10분의 1로
"코로나19 종식돼도 술 마시는 횟수·장소 변화 이어질 것"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음주 문화도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주류 소비자의 절반가량이 술 마시는 횟수를 줄인 가운데 '홈(home)술', '혼술'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19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16∼19일 전국 성인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43.7%가 음주 횟수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월 1회 이상 주류 소비자이면서 6개월 이내 전통주를 마신 경험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
답변 유형별로 보면 음주 횟수가 '매우 감소했다'는 7.0%, '감소했다'는 36.7%였고, '이전과 비슷하다'는 43.3%, '증가했다'는 11.3%, '매우 증가했다'는 1.7%로 각각 집계됐다.
남성은 20대(56.8%), 40대와 50대(각 51.2%), 40대(45.7%) 순으로 음주 횟수가 줄었고, 여성은 30대(42.4%), 50대(40.0%), 40대(30.8%), 20대(29.4%)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술 마시는 장소가 변했다는 응답은 65.7%, 상대가 바뀌었다는 응답은 61.7%, 상황이 달라졌다는 답변은 73.7%였다.
다만 주종과 관련해선 73.0%가 변화가 없다고 답변했다.
술을 마시는 장소로는 '집'이라는 응답이 87.3%를 기록해 대부분을 차지했다. 코로나19 이전 진행된 조사에서는 집 응답률은 46.4%였다. 코로나19 사태 전후 '음식점'은 19.4%에서 3.0%로, '일반주점'은 14.3%에서 2.0%로 급격히 줄었다.
술을 마시는 상대는 '배우자·가족'이 43.2%로 가장 많았고, '혼자'라는 답변이 38.9%로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가장 많았던 '동성친구'는 17.9%에서 5.9%로 줄었고, '회사 동료' 역시 16.6%에서 3.8%로 낮아졌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술을 마시는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혼자서'가 45.2%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어 'TV나 비디오 등 시청' 19.0%, '스트레스 해소' 15.8%, '친목' 8.1%, '데이트' 5.9%, '회식' 1.4%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친목 답변이 37.1%로 가장 높았고 혼자서(13.2%), 회식(12.9%) 등이 그 뒤를 이었었다. 회식의 경우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류 음용 태도가 어떻게 변할지를 물은 데 대해선 응답자의 과반이 술을 마시는 빈도와 장소, 주종은 지금의 변화된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술 마시는 상대와 상황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응답이 더 많이 나왔다.
향후 유행하게 될 주류 문화의 경향으로는 73.0%(1·2순위 중복집계)가 '홈술'을 꼽았다. 이어 '혼술'(54.7%), '즐기는 술'(18.7%), '가성비 좋은 술'(12.0%), '소용량 패키지'(9.7%), '마시기 편한 술'(9.3%)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비대면 방식인 스마트오더로 주류를 살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66.3%가 그렇다고 답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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