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토에서 8천km 떨어진 섬에 난민처리센터 구축 검토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난민 신청자들을 대서양의 외딴 섬에서 대기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은 난민정책 개선과 관련해 다른 나라의 사례를 연구할 것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검토 중인 방안 중 하나가 난민처리센터(asylum processing centre)를 외딴 섬에 설치하는 것이다.
이미 호주는 태평양에 있는 섬에 난민처리센터를 설치, 신청자들이 정식 승인을 받기 전까지 이곳에서 머물도록 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본토에서 8천km 떨어진 대서양에 있는 영국령 어센션섬에 이같은 난민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는 검토 중인 여러 안 중 하나로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다.
영국 정부는 불법 이민 및 난민 신청자로 인해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 정책 변경을 검토 중이다.
영국은 인종과 종교, 정치적 견해, 성별 및 성적 정체성 등으로 인한 처벌 우려로 모국에 돌아갈 수 없는 이들에게 난민 또는 망명 신청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신청자는 승인 여부가 검토되는 동안 정부가 제공하는 숙소에서 지내면서 하루 5 파운드(약 8천원) 정도의 지원금으로 생활해야 한다.
난민 신청자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4분기 신청자의 5분의 4는 결과 통보를 받기 전까지 6개월 이상 대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보트 등을 이용해 프랑스 등에서 영불해협을 건너 밀입국한 뒤 난민 신청을 시도하는 이들은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다.
내무부 관계자는 "영국은 보호가 필요한 이들에게 피신처를 제공해 온 오래되고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불법 밀입국 및 난민에 관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외딴섬에 난민처리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정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닉 토머스-시먼즈 노동당 예비내각 내무장관은 "(정부가 검토 중인) 터무니없는 계획은 비인간적이고 완전히 실용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우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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