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생물다양성 정상회의 화상 연설…환경정책 비판에 또 NGO 탓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환경정책에 대한 국내외의 비판을 반박하면서 또다시 비정부기구(NGO)들을 공격하는 행태를 반복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유엔 생물 다양성 정상회의 화상 연설을 통해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NGO들이 브라질과 외국에서 환경 범죄를 지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전에 녹화된 이 연설을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는 지난 수년간 계속된 삼림 벌채 증가 추세를 뒤집기 위해 '녹색 브라질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국내외에서 환경 범죄를 지시하는 NGO들을 이롭게 하는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NGO를 환경 범죄의 배후로 지목하고 비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자신의 정부에 반대하는 NGO들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마존 열대우림에 불을 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치권과 언론 등으로부터 이 같은 주장의 근거를 밝히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의혹을 입증할 서면 기록은 없다고 둘러댔다.
지난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는 브라질이 아마존 열대우림과 판타나우 열대늪지 화재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 캠페인의 피해자라고 주장해 논란을 초래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이 전 세계에서 환경에 관해 가장 훌륭한 법적 장치를 갖고 있으며 자연환경 보존을 위한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애국심이 없는' NGO 단체들이 국제기구를 통해 브라질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마존 열대우림은 습한 지역이라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는 어렵고 대부분 가장자리에서 불이 나고 있다면서 "열대우림 주변에서 불을 지르는 사람들은 주로 원주민들"이라고 말해 화재의 원인을 원주민 탓으로 돌렸다.
그러자 환경 NGO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무조건 현실을 부정한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48개 사회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수치'라고 표현하면서 맹비난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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