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에서 최하층민인 달리트(불가촉천민) 계급 여성이 잇따라 강간·폭행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많은 이들의 거센 분노를 사고 있다.
1일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경찰은 발람푸르 지구에서 지난달 29일 밤 22세 달리트 계급 여성이 남성 두 명에게 성폭행과 폭행을 당한 뒤 숨졌다고 밝혔다.
가해 남성들은 피해 여성에게 약물을 사용하고 마구 때린 뒤 성폭행했고, 범죄 후 피해자를 릭샤(인력거)에 태워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가족들이 진술했다.
피해자 어머니는 NDTV와 인터뷰에서 "릭샤에 실려 온 내 딸은 서 있거나 말하기가 거의 힘든 상태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 두 명을 집단강간, 살인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나 이들의 신분을 공개하지 않았다.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는 지난달에도 달리트 여성이 성폭행과 폭행을 당한 뒤 숨진 데 이어 비슷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민심이 들끓고 있다.
지난달 14일 달리트 계급 19세 소녀가 집 근처 들판에서 상위계급 남성 4명에게 성폭행·폭행당한 뒤 치료받다가 같은 달 29일 오전 숨졌다.
피해 소녀는 혀가 잘리고, 척추를 다쳐 신체가 마비되는 등 '고문' 수준의 폭행을 당했다.
경찰은 가해 남성 4명을 강간, 살인, 카스트 차별 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해 수사 중이다.
소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병원 앞에는 '달리트의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여성 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시민, 야당 지지자 등 수백 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특히, 피해자의 어머니가 "경찰이 딸의 마지막 모습도 못 보게 하고, 동의 없이 시신을 화장했다"고 주장하자 소녀가 살던 우타르프라데시주 하트라스 지구 마을에서 거센 항의 시위가 일어났다.
경찰은 시위대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자 해당 마을에 5명 이상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비상조치를 발령했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브라만(성직자), 크샤트리아(군인), 바이샤(평민), 수드라(천민), 달리트로 크게 구분되는 힌두 카스트 기준에 지역과 직업, 성(姓) 등에 따라 수천 개의 세부 카스트 구분이 존재한다.
인도는 카스트에 따른 차별을 1955년 법률로 금지했지만, 하층민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계속되는 실정이다.
인도는 또, 2018년에만 3만4천건의 강간 사건이 보고되는 등 여성 대상 범죄가 끊이지 않는다.
인도의 계급 차별 폐지 운동가들과 여성 운동가들은 최근 발생한 두 명의 다리트 여성 사망 사건을 계기로 개혁을 요구하며 온·오프라인 캠페인과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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