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스페인독감 걸려…"1차 대전 종전 회의 주도권 상실 우려"
![](https://img.wowtv.co.kr/YH/2020-10-04/PYH2020100401270000900_P2.jpg)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놓고 설왕설래가 오가는 가운데 100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고 AP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통령의 건강 정보에 관해 쉬쉬하거나 거짓으로 발표하는 게 미국 역사에서 되풀이된 '불편한 진실'이라는 것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대유행 전염병에 걸렸던 사례로는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이 꼽힌다.
그는 1919년 전 세계를 휩쓴 스페인 독감을 피해 가지 못했는데, 당시 백악관은 이를 비밀에 부치려 시도했다.
윌슨 전 대통령이 감염된 것은 그해 4월로, 증세가 갑자기 나타나 중증으로 악화했다고 한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 종전 회의에서 주도권을 놓칠 것을 우려해 대통령 감염 사실을 쉬쉬하려 했다는 것이다.
존 배리 툴레인대 교수는 AP통신에 "윌슨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는) 사뭇 다른 이유로 전염병 대유행을 축소 발표했다"면서 "이번에는 정치적 이득이 더 큰 이유"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지난 2일 밝히고 같은 날 병원에 입원했는데, 주치의 등은 그의 상태를 두고 "아주 좋다"고 발표해 "산소호흡기를 쓸 정도였다"는 언론 보도와 상반됐다.
윌리엄 하월 시카고대 교수는 "그는 아마도 대선 캠페인에 돌아가기를 갈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1967년 당시 린든 존슨 대통령은 비밀리에 피부 질환 수술을 받았고, 이보다 앞서 1944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고혈압, 심장질환 진단을 받고도 4선을 노리느라 이를 축소 발표했다.
그는 당선에 성공했으나 한 달 뒤인 1945년 4월 뇌졸중으로 숨졌다.
newgla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