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확진 통보로 밀접 접촉자 추적 시기 놓쳐
BBC "맨체스터·리버풀 등 잉글랜드 북서부에 누락자 집중돼"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최근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만6천명이 공식 통계에서 누락되는 일이 발생해 정부가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판독하는 연구소에서 정부 공식 현황판 집계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 확진자 누락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왜 이같은 일이 발생했는지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은 9월 25일에서 10월 2일 사이에 발생한 1만5천841명의 확진자가 매일 업데이트되는 정부 집계에서 빠진 사실을 확인했다.
누락된 신규 확진 사례는 지난 2일 밤 진상이 파악됐고, 이틀에 걸쳐 주말인 지난 3일(1만2천872명)과 4일(2만2천961명)에야 확진자 통계에 뒤늦게 반영됐다.
문제는 이번 누락으로 확진자 자가 격리 및 밀접 접촉자 추적에 공백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공중보건국은 지난 3일 새벽까지 확진자들에게 결과가 통보됐고, 국민보건서비스(NHS) 검사 및 추적(Test & Trace) 조직에도 명단이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에게는 아직 제대로 통보가 가지 않거나, 추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상 코로나19 확진 이후 48시간 이내에 접촉자 추적이 이뤄져야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확진자 누락으로 인해 영국의 코로나19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BBC는 지난주 영국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가 당초 알려졌던 것과 같은 평균 7천명대가 아닌 실제로는 1만1천명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주말이 지난 첫날인 이날 정부가 발표한 일일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2천594명으로 집계됐다.
BBC는 보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누락된 코로나19 확진 사례 중 상당수는 잉글랜드 북서부 지역에 집중됐다고 보도했다.
잉글랜드 북서부 대도시인 맨체스터와 리버풀의 코로나19 감염률은 전국 평균의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까지 1주일간 맨체스터의 인구 10만명당 확진자는 495.6명으로, 전주(223.2명)보다 배 이상 늘어나면서 잉글랜드 지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리버풀의 경우 10만명당 287.1명에서 456.4명으로 증가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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