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위 "총선 결과 취소 검토하겠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인구 650만의 중앙아시아 소국 키르기스스탄에서 4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항의하는 시위가 5일과 6일 오전 대규모로 벌어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야권을 지지하는 수천명의 시위대는 수도 비슈케크와 여러 도시에 모여 이번 총선을 취소하고 부패 혐의로 수감된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했다.
또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했고 일부 정당이 유권자를 매수했다고 주장했다.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구속돼 올해 6월 징역 11년2개월이 선고됐다.
AFP통신은 6일 새벽 시위대가 국가안보위원회 건물에 몰려들어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이 밖으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아딜 투르두쿠오프는 AFP통신에 "무력이 사용되지 않고 전 대통령이 석방됐고 국가안보위원회 관리들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5일 밤 비슈케크에서 시위대를 해산하려 했지만 시민들이 수시간 뒤 재결집해 대통령실과 의회가 있는 건물 등 관공서에 진입했다. 현지 언론들은 대통령실에서 불이 잠시 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시위가 격화하면서 1명이 사망하고 590명이 다쳤다고 파악했다.
조기 개표 결과 이번 총선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당 측이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개표 결과는 선거일 뒤 20일 안에 발표된다.
부정선거 항의 시위와 관련해 현지 언론 '24.kg'는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시위대의 요구(재선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러시아 RIA통신도 제엔베코프 대통령 대변인을 인용해 "대통령이 논란이 된 총선의 결과를 무효로 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앞서 옛소련국가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 의원총회 참관단은 투표 이튿날인 5일 "키르기스스탄 총선이 국제기준에 맞게 치러졌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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